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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페이스북, 유산한 여성에게 육아용품 광고 제공…항의 받고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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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원치 않는 광고에 노출되지 않을 권리 요구

뉴시스

【뉴욕=AP/뉴시스】페이스북 광고담당 부사장 롭 골드먼이 12일(현지시간) 유산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임신 관련 SNS 광고에 노출된 여성에게 사과했다. 사진은 지난 3월29일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 전광판에 비친 페이스북 로고. 2018.12.13.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페이스북이 유산을 겪은 뒤에도 SNS 알고리즘에 따라 지속적으로 임신 관련 광고에 노출된 여성의 항의에 사과했다.

페이스북 광고담당 부사장 롭 골드먼은 1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질리언 브로컬이라는 여성을 태그한 뒤 "우리 때문에 겪은 상실과 고통에 사과드린다"고 썼다.

사건의 발단은 브로컬이 전날 트위터에 올린 공개서한이었다. 브로컬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을 상대로 띄운 공개서한에서 자신이 유산한 뒤에도 임신 관련 광고에 계속 노출됐다고 항의했다.

브로컬은 "당신들은 내 임신 사실을 알았다. 그건 내 잘못이다. 나는 #임신30주차, #배불러옴(babybump) 같은 해시태그를 안 쓸 수가 없었다"며 "멍청하게도 나는 페이스북이 띄운 임부복 광고를 한두 번 클릭하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당신들은 베이비샤워에 왔던 친구들을 향한 나의 감사 포스팅도 분명 봤을 것이다. 아마 내가 '격자무늬 외출용 임부복'과 '안전한 아기침대 페인트'를 구글링한 것도 봤을 것"이라고 SNS상 정보수집 과정을 열거했다.

그는 이어 "당신들은 내가 '자궁수축 대 조산통', '움직이지 않는 아기'를 검색한 것도 보지 않았나"라며 "내가 이후 '비통한', '문제, '사산'이라는 단어를 포스팅하고, 내 친구들이 200개의 눈물방울 이모티콘을 보낸 것은 못 봤나"라고 따졌다.

브로컬은 "(사산한 부모들은) 병원에서 돌아와 며칠 동안 침대에서 흐느껴 울다가 머리를 식히려 휴대전화를 몇 분 집어든 뒤 다시 오열하게 된다"고 했다. 유산을 겪은 이들이 SNS에 접속할 때마다 여전히 임신 관련 광고에 노출된다는 의미다.

그는 "비탄에 잠긴 수백만의 사람들이 '이 광고를 보고 싶지 않습니다'를 클릭하고, 심지어 '왜죠?'라는 물음에 '나와 관련이 없습니다'라는 잔인한 진실을 대답한다"며 "그럴 때 당신네 기술 회사들의 알고리즘은 (대답의 의미를) 출산이라고 판단하고 '최고의 수유브라', '아이 재우는 방법 DVD', '최고의 유모차' 등 광고를 쏟아 붓는다"고 따졌다.

브로컬은 "미국에선 매년 2만4000건의 사산이 일어난다. 당신들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세계 사용자들 중에도 (사산 경험자가) 100만명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만약 당신들의 알고리즘이 내가 임신했거나 출산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정도로 정확하다면 당연히 내 아이가 죽었다는 사실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면) 그에 적합한 광고를 하거나 어쩌면 아예 (광고를) 안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한에 응답한 골드먼은 "사람들이 고통스럽게 여기는 주제와 관련된 광고를 차단할 수 있는 설정이 있다"며 "아직 개선이 필요하지만, 우리가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 달라. 당신의 피드백에 감사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후 관련 설정이 미흡하다는 의견과 광고를 '사전 차단'할 수 있도록 설정을 바꾸라는 의견이 온라인에서 추가로 개진되자 "제안에 감사드린다"며 "원하는 이들을 위해 다른 방법들과 함께 고려해 보겠다"고 했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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