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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날씨가 왜 이래]내린다고 다 눈이 아니다? 쌓여야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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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부지방에 눈이 내린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의 한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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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새벽부터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지만 정오를 지나면서 말그대로 ‘눈녹듯’ 사라졌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서울에 1.7㎝의 적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에선 오늘 집계된 최고 적설이다. 출근길 시야를 하얗게 흐리며 쏟아지던 것을 생각하면, 그리 많지 않은 수치다. 눈이 내린다고 모두 ‘적설’로 집계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린다고 다 눈이 아니다?

적설은 ‘깊이’의 개념이다. “고체 형태의 ‘강수’가 지면에 내려 쌓여 있는 수직의 깊이”로 정의한다. 여기서 강수는 비, 이슬비, 얼음싸라기, 얼음이슬비, 눈, 싸락눈, 진눈깨비, 싸락우박, 우박눈보라 등 구름이나 공기 중으로부터 지면에 떨어진 액체 또는 수증기의 응결체를 망라하는 것이다.

‘적설이 있다’고 하려면 눈이 관측장소나 그 주위의 지면을 반 이상 덮어야 한다. 많은 눈이 내리더라도 지면에 쌓이지 않고 녹아버리면 적설은 없는 것이 된다.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함박눈처럼 내릴 때는 많아 보여도 실제 쌓이는 것은 차이가 있다”면서 “내리자마자 녹는 것들은 눈날림 등으로 기록은 하지만 적설로는 발표가 안된다”고 설명했다.

비는 물그릇에 담으면 양을 잴 수 있지만, 눈은 녹아서 사라지니 측정의 기준이 필요하다. 그래서 3시간, 하루 등 특정 기간을 잡아서 새로 내려 쌓인 눈의 깊이를 따진다. 이를 ‘신적설’이라고 부른다. 또한 특정 기간동안 내린 눈 중에 가장 많이 내린 값을 ‘최심신적설’이라고 부른다. 뉴스나 기상통계에서 접하게 되는 적설량이 이것이다. 오늘 서울의 경우 눈이 가장 많이 쌓였던 오전 11시의 적설량 1.7㎝가 ‘최심신적설’이다.

이렇게 눈을 측정하는 적설관측망은 11월1일부터 이듬해 4월30일까지 운영된다. 관측은 정시 관측이 원칙이며, 필요할 경우 30분마다 특별관측도 한다. 전국 23곳의 사람이 있는 기상관서에서는 직접 눈으로 측정을 하고, 169곳의 무인 관서에서도 CCTV를 통해 쌓이는 눈을 살펴본다. 최근에는 레이저로 깊이를 재는 자동적설관측 장비도 보급되고 있다.

■일요일 다시 눈비

지난 7일 ‘대설’에도 눈이 쏟아지더니, 오늘도 함박눈이 펑펑내렸다. 일요일인 16일에도 전국적으로 눈비 소식이 있다. 날이 추워지고 풀리는 것과 눈이 내리는 것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겨울철 찬 대륙고기압의 수축과 확장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찬 고기압의 세력이 강했다가 약해질 때마다 기압골이 지나는데 이 때 찬공기와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만나면서 눈이 내릴 수 있다.

눈이 그치면 기온이 다시 뚝 떨어진다. 내일 아침 최저기온은 -13~0도, 낮 최고기온은 -1~7도로 예보됐다. 모레도 아침 최저기온은 -13~0도, 낮 최고기온은 2~10도로 예보됐다. 토요일까지 평년보다 2~5도 낮다가 눈비가 내리는 일요일부터는 기온이 다시 오른다. 당분간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가 낮아 더 춥게 느껴질 수 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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