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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불신임고비 넘긴 英총리 "새 임무는 브렉시트 이행…EU만나 확답 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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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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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이제 영국 국민이 원하는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를 이행하고 이 나라의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는 일에 착수해야 한다."

12일(현지시간) 집권 보수당의 신임투표에서 승리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최우선 임무로 브렉시트 이행을 첫 손에 꼽았다. 브렉시트 합의문을 둘러싼 의회의 우려를 반영해 EU로부터 법적, 정치적 확답을 얻겠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오후 보수당 신임투표 결과가 발표된 이후 총리관저 앞에서 성명을 통해 "우리의 개정된 새 임무는 국민들이 투표로 결정한 브렉시트를 이행하는 것, 나라를 하나로 만드는 것, 모든 이들을 위해 작동하는 국가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남색 재킷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선 메이 총리는 "오늘은 길고 도전적인 하루였다"며 "하지만 신임투표에서 동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게 돼 기쁘다. 상당수의 동료가 반대표를 던진 만큼 그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겠다"고 입을 뗐다.

그는 "이번 신임투표에 이어 이제 우리는 브렉시트 이행과 이 나라의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는 책임이 있다"며 "투표에 의해 결정된 브렉시트는 우리의 돈과 국경, 법에 대한 통제권을 돌려주고, 일자리와 안보를 지키고, 나라를 하나로 단결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는 "의회 내 모든 정치인이 함께 국익을 위해 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보수당 내 강경브렉시트파를 중심으로 제기된 이른바 안전장치(backstop) 논란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내일 EU정상회의를 찾아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문과 관련해 제기한 우려를 진정시킬 수 있는 법적, 정치적 확약 얻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EU와의 재논의 결과가 과연 의회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의사당에서 진행된 신임투표에는 보수당 하원의원 317명이 참여했다. 투표 결과 메이 총리는 찬성 200표, 반대 117표를 받았다. 이번 신임투표는 보수당 하원 확보의석의 15%인 의원 48명 이상이 당 대표 경선을 관할하는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에게 불신임 서한을 제출함에 따라 진행됐다.

그간 보수당 내 강경 브렉시트파는 메이 총리에게 브렉시트 합의문 내 포함된 안전장치와 관련한 내용을 삭제하거나 수정을 위해 EU와 재협상에 나설 것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영국 전역이 EU 관세동맹에 영원히 종속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요 쟁점인 안전장치는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국경통과 시 통행 및 통관절차를 철저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영국 전체가 EU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내용을 가리킨다.

신임투표 결과에 따라 메이 총리는 내년 말까지 불신임 위협 없이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당규상 1년 내에는 다시 신임투표를 할 수 없다. 하지만 브렉시트를 둘러싼 '반(反) 메이' 전선은 확대되고 있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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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는 13~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정상회의에 참석, 합의문의 수정 가능성을 타진한다.

다만 메이 총리가 앞서 "안전장치가 없는 브렉시트 합의는 불가능하다"고 언급한 점을 감안할 때 이번주 EU정상회의에서 EU측에 재협상을 요청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안전장치가 일시적이라는 사실을 재차 확인한 후 의회 설득에 나다시 설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 또한 전날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면서도 합의문이 영국 의회의 비준동의를 받을 수 있도록 문건해석 등을 명확히 할 수는 있다는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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