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0%, 1년새 3억 올라 16억
하위 20%는 5000만원 올라 3억
서울 9% 오를 때 울산 9% 하락
다주택 규제로 서울로 수요 쏠림
“지방 도시재생 사업 확대해야”
지난 1년간 서울에서는 고가 아파트가 저가 아파트보다 많이 올랐다. 사진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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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집값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상위 20% 아파트값이 하위 20%의 6배를 넘어섰다. 수도권 등의 집값이 오르는 데 반해 부산과 지방 중소도시는 내리막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각종 통계로 확인된다. 1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가격 5분위 배율은 지난해 11월 5에서 지난달 6.1로 높아졌다. 2011년 7월(6.1) 이후 7년4개월 만에 가장 높다. 2013년 중반 이후 4~5를 맴돌던 배율이 최근 1년 새 치솟은 것이다. 5분위 배율은 가격순으로 5등분 해 상위 20%(5분위)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 평균으로 나눈 값이다.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크다는 의미다. 지난달 전국 1분위 평균 아파트값은 1억1413만원으로 지난해 11월보다 457만원(3.9%) 떨어진 반면 5분위 평균 가격은 7억96만원으로 1년 전보다 1억1301만원(19.2%) 올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수도권, 그중에서도 서울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아파트값 추이를 보면, 서울(9.1%)을 포함한 수도권은 3.9% 올랐고 울산(-9.2%)·부산(-3.3%) 등 지방은 2.9% 내렸다.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책이 집값 격차를 확대했다고 지적한다. 함영진 랩장은 "양도소득세 중과 같은 다주택자 규제가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만들어 서울을 향한 '수요 쏠림'을 부추겼다"며 "지역 경제 침체, 공급 과잉을 겪는 지방에선 집값 하락 우려에 수요가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 내에서 집값 격차는 어떨까.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4.7로, 1년 전(4.3)보다 소폭 높아졌다. 수치상으로는 비교적 안정된 듯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1분위 평균 아파트값은 3억4855만원으로 지난해 11월보다 5028만원(16.9%) 올랐으나, 5분위 평균값은 16억3572만원으로 1년 새 3억4286만원(26.5%)이나 뛰었다. 이에 따라 서울 집값 상·하위 20%의 차이가 9억9459만원에서 12억8717만원까지 벌어졌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서울에서도 저가 주택보다 고가 주택이 많이 올랐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지수는 지난해 11월 109에서 지난달 124.5로 15.5포인트 올랐지만, 고가(시가총액 기준) 50개 아파트 지수는 같은 기간 126.4에서 160으로 33.6포인트 급등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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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사이에선 당분간 집값 격차가 좁혀지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최근 강남 등 서울 집값이 9·13 대책 여파에 주춤한 상황이지만, 지방 집값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이 때문에 지방에 대한 구제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에서 도시재생 사업을 확대하고 고용을 늘려야 수요 이탈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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