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IF] 北지뢰에 한쪽 발목 잃은 金중사, 국산 로봇 의족으로 이젠 山도 오른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우현수(왼쪽) 기계연구원 박사가 김정원(오른쪽) 중사가 ‘스마트 로봇 의족’을 착용하고 걷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 김 중사는 2015년 북한 지뢰 도발로 오른쪽 발목을 잃었다. /한국기계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평지(平地)는 물론이고 산에도 오를 수 있는 로봇 의족(義足)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가격도 동일한 성능을 가진 해외 제품에 비해 저렴해 향후 많은 장애인이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기계연구원 우현수 박사(의료지원로봇연구실장)는 12일 "국내 최초로 지면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출력이 조절되는 스마트 로봇 의족을 개발해 북한 목함 지뢰 폭발 사고로 한쪽 발목을 잃은 김정원 중사에게 기증했다"고 밝혔다.

김 중사는 지난 2015년 8월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로 오른쪽 발목이 절단됐다. 김 중사는 사고 4개월 만에 퇴원해 군에 복귀했지만 발목 부분이 고정된 수동 의족을 착용해 움직임에 제약이 많았다.

연구진은 지난 10월부터 김 중사를 상대로 스마트 로봇 의족의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로봇 의족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지면 환경이나 걸음 속도 등에 따라 내장 모터가 내는 힘과 발목이 굽혀지는 각도를 조절한다. 연구진은 김 중사의 평소 보행 패턴을 분석해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제작해 의족에 입력했다. 김 중사는 처음 의족을 착용한 날 한 시간 만에 다른 보조 기구 없이 실내 공간을 걷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임상시험을 통해 로봇 의족이 다양한 지면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잔디밭처럼 상대적으로 푹신한 바닥은 물론이고, 계단이나 산길도 오를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일반인도 쉽게 오르기 힘든 9도 정도의 가파른 경사로에서도 의족을 착용한 채 오를 수 있었다"며 "다만 발목 좌우 움직임은 조절할 수 없어 울퉁불퉁한 자갈밭에서는 의족이 자동으로 힘을 조절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로봇 의족의 무게는 기존 해외 제품보다 450g 가벼운 1㎏ 정도다. 모터의 회전운동을 바로 발목에 전달하는 구동 시스템을 개발해 부품 수를 줄였다. 우현수 박사는 "해외에서는 5, 6년 전부터 로봇 의족이 나왔지만 대부분 착용하기에 무겁고, 가격도 비싼 편"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로봇 의족은 부품 상당수를 국산화해 가격을 외국산(1억원)의 4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