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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유서 추정 메모 택시기사 “한 번 읽어보란 심정…폭탄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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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국회 파게(괴) TNT 보유 폭파병 결집“ 등 내용이 담긴 메모 4장이 발견됐다. [사진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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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카카오 카풀(승차 공유) 서비스 도입에 반대한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택시기사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 택시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격한 감정을 글로 작성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12일 오전 0시20분쯤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의 한 벤치에서 극단적 선택을 예고하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색을 벌이던 중 이날 오후 7시쯤 택시기사 안모(63)씨의 신병을 확보해 조사한 후 귀가시켰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동료들과 술을 마시며 카카오 카풀 관련 얘기를 한 후 귀가해서 ‘카카오 카풀’ 앱 시행에 항의하는 취지로 메모를 작성했다”며 “그냥 (누군가) 제가 쓴 글을 한 번 읽어 보았으면 하는 심정 정도였다”고 했다. 이어 “정말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 깊이 반성한다”고 경찰에 밝혔다. 메모에 쓰인 대로 국회를 폭파할 계획이 있거나 TNT(강력 폭약)도 소지하고 있지 않다고 안씨는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안씨 동의를 받아 서울 성북구 주거지를 확인했고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안씨를 따로 입건하지는 않았다.

안씨는 전날 오후 11시쯤 ‘택시기사의 분신에 가슴이 아프다, 죽고 싶다’는 내용이 적힌 4장 분량의 자필 메모를 남겼다. 이 메모의 마지막 부분에는 ‘국회 파괴, TNT(폭발물) 보유’라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메모를 넘겨받은 후 지문 3점을 채취해 메모 작성자의 신원을 특정했다. 이후 서울 성북구에 있는 그의 주거지에서 택시 영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안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택시기사 최모(57)씨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에서 분신해 숨졌다.

전국택시노동조합총연맹은 20일 택시기사 10만여명이 참여하는 총파업과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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