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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제1야당 들러리 서는 것엔 부정적”…나경원 원내대표의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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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BAR_김미나의 정치적 참견 시점

국회의장·각 당 원내대표 예방하며 “합의” 강조했지만

“여권, 촛불 정신으로 무한 정당성 있다고 생각하면 안 돼”

국회 현안엔 직접적 방안 내놓지 않아

바쁜 일정 쪼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도 비공개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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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하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보수정당 첫 여성 원내대표로 첫발을 내디딘 나 원내대표는 “합의할 것은 합의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선거법 개정, ‘유치원 3법’ 등 국회 현안에 대해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겠다는 모습을 내비치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오전 11시, 감청색 정장을 입고 다소 긴장한 듯한 표정으로 국회의장실에 들어선 나 원내대표는 문 의장과 손을 맞잡고 “국민이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한다. 먹고사는 문제가 어려운데 여야의 역할이 중요하고, 의장님 역할도 중요하다”며 인사를 건넸다. 문 의장은 “무조건적인 반대, 트집 잡기와 흠집 내기는 그만하자”며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나 원내대표를 치켜세웠다. 나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초기 촛불 정신은 헌법 가치를 복원하자는 것이었다. 여권은 (촛불 정신으로) 무한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문 의장은 나 원내대표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이렇게 찍으면 미녀와 야수 같은데”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오후 들어, 나 원내대표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를 예방한 그는 “초선 의원일 때 들은 얘기가 있다.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만 하면 ‘남자가 아기 낳는 것 빼고 다할 수 있다’더라. 여야가 합의하면 많은 일 할 수 있다”며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저도 간단치 않은 사람이다. 어려운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긴급한 것부터 해결해 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만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에겐 “제1야당이 들러리 서는 여야정 협의체에 대해선 부정적”이라며 “실질적 결과물을 내는 여야정 협의체가 됐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또 “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우려를 표했는데 조금 더 전향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빠르게 정책 기조를 바꾸실 수 있도록 챙겨 달라”고 강조했다.

전날 치러진 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 원내대표가 받은 첫 질문은 “선거제도 개혁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였다. 현재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하며 일주일째 단식하고 있다. 야3당은 선거제 개혁을 위한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으며, 바른미래당은 이날 손 대표와 함께 하루에 의원 2명씩 동조 단식을 하기로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했다. 민주평화당 의원들 역시 전날부터 릴레이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손 대표, 이 대표를 차례로 만났지만,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해결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당 내부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적극적으로 정치 발전의 취지, 지역 구도를 타파하고 싸우지 않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저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여당과도 논의해야 한다”고 모호하게 넘어갔다. 기자들에겐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권력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내밀히 들여다본다면 개헌과도 관련있다고 생각한다”며 선거제도 개혁 문제가 쉽사리 풀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와 만나서는 “국민은 의원 정수가 늘어 나는 것을 싫어한다. 어떻게 설득할지가 쟁점”이라면서도 “오늘은 토론회장이 아니니 이 정도로 하자”고 선을 긋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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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나 원내대표는 바쁜 일정을 쪼개 최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도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오 전 시장은 이후 기자들에게 “나 원내대표의 당선 배경에는 계파 갈등을 종식 시켜달라는 의원들의 바람이 작용했다”며 “저도 (의원들에게) 중간자적 입장에서 분열된 당을 화합의 길로 갈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간곡하게 말씀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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