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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붕괴 우려' 강남 오피스텔 입주자들 "토요일에도 큰 진동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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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지하층 더큰 위험 가능…점검 서둘러야”

입주업체 “아무 말 없이 감추는 것 같아 불안해”

뉴스1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대종빌딩 중앙기둥. 겉면이 부서져 철근이 그대로 노출된 상태다. 2018.12.12/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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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철 기자,권구용 기자 =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 건물에서 붕괴를 야기할 수 있는 균열이 발생한 가운데 12일 오전 입주 업체들이 속속 퇴거를 준비하고 있다. 보증금 등을 논의할 틈도 없이 이미 빌딩에서 빠져나온 업체들도 있다. 서울시와 강남구는 급한대로 건물에 대한 사용제한조치를 하고 기둥에 대한 보강작업을 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대종빌딩에서는 입주민들이 퇴거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주변 부동산 업체와 이사업체들도 나와 현장을 살피고 가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 1991년 준공된 이 건물에는 사무실과 상가 90여곳이 입주했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안전점검 결과 건물 2층 중앙기둥 일부가 부서지고 기둥 내 철근에서 구조적인 문제가 발견됐다. 해당 건물은 안전진단 최하 등급인 E등급으로 추정되는 등 붕괴발생 위험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을 찾은 안형준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는 "지금 기둥을 둘러싸고 있는 피복이 탈락된 상태인데 지하층에는 더 큰 위험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지하층의 기둥 그리고 주요 구조물들의 상태가 어떤지 빨리 점검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종빌딩에서 만난 한 입주업체 사장은 "퇴거는 아직까지 시청이나 구청에서 행정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건물주도 이야기가 없다"며 "건물주가 안일하게 행동하는 것 같아서 우리는 선제적으로 이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건물이 오피스텔이라 조금 복잡한데(주인이 많은데) 보증금이랑 보상문제는 차후에 청구를 할 것"이라며 "시청, 구청 등에서 지침을 빨리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인 8일에 큰 진동을 느꼈다는 입주자들도 몇몇 있었다. 또다른 입주업체 직원은 "토요일에 강한 진동이 느껴졌고, 건물주측에서 퇴거를 제안하기는 했지만 강제하진 않은 상황"이라며 "뭔가 대책을 마련해주거나 이야기를 해줘야하는데 아무 말 없이 다 감추고 있으니 불안할 수 밖에 없지 않나"고 토로했다.

이미 짐을 뺀 입주업체들도 있다. 이 건물 1층에는 원래 수협은행 지점이 있었지만 최근 퇴거를 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인근 영업점으로 직원들을 모두 퇴거시킨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날 박원순 서울시장도 관계자들과 함께 빌딩을 돌아본 후 퇴거지시를 내렸지만 아직 빌딩 입주업체들에게까지 사용제한조치가 통보되지는 않은 상태다.

강남구는 급한대로 일단 오후에 입주민들을 모아 설명회를 열고 기둥에 대한 보강작업도 할 예정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오늘 중으로는 아마 건물에 대한 사용제한조치를 통보할 것"이라며 "지금 기둥 옆에 보강된 것으로는 안되고 기둥에 대한 추가 보강 작업을 우선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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