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체면은 차렸지만"…대형사 해외수주 줄줄이 반토막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글로벌 수주 시장에서 올 한해 국내 건설사들은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공사를 따냈을까?

연말이 다가오며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 동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지출이 줄어든 데다 국내 주택 경기마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해외 수주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해 수주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업체별로는 희비가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국내 건설회사들은 해외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256억8000만 달러)보다 4% 증가한 266억6000만 달러어치 공사를 수주했다.

해외 건설 수주는 2010년 715억80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4년(660억1000만 달러)까지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다 2015년부터 급격하게 줄기 시작했다. 2015년 461억4000만 달러로 줄어든 이후 2016년부터는 300억 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전체 수주액은 작년과 비슷하지만, 업체별 수주 실적에선 명암이 크게 엇갈린다. 수주가 반 토막이 난 회사가 있는가 하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수주고를 올린 곳도 있다. 그동안 해외 건설 시장에서 보지 못하던 회사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 가장 괄목할 성적을 보인 곳은 삼성 계열사들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수주액(36억5000만 달러)의 두 배에 육박하는 69억4000만 달러어치의 해외 공사를 따냈다. 연말까지 추가 수주가 진행될 경우 작년의 두 배를 넘어서게 된다.

조선비즈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 5월 수주한 싱가포르 남북 고속도로 N107구간 공사 현장 조감도. /삼성물산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물산도 작년의 부진을 깨끗하게 만회했다. 2016년 51억1000만 달러를 수주하며 1위에 올랐던 삼성물산은 작년 수주액이 15억3000만 달러에 그치며 해외 수주 부문에서 8위로 주저앉았었다. 절치부심한 올해 34억6000만 달러를 수주하며 이미 작년의 두 배 이상의 수주를 달성했다.

SK건설과 쌍용건설, 롯데건설 등도 해외 수주가 많이 늘었다. 작년 21억200만 달러를 수주하며 7위였던 SK건설은 올해 28.8% 증가한 27억3000만 달러를 수주하며 3위에 올랐다. 작년에 20위권 밖에 있던 쌍용건설은 7억4000만 달러를 수수하며 10위로 복귀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과 두산중공업, 대림산업, 대우건설, 현대건설, GS건설 등 상당수 상위권 건설사들의 수주 실적은 많이 줄었다. 작년에 48억6000만 달러를 수주하며 1위에 올랐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절반도 안 되는 19억6000만 달러 수주에 그치며 4위로 주저앉았다.

작년 2위였던 두산중공업도 수주가 크게 줄며 15위까지 떨어졌고 대우건설은 5위를 유지했지만, 수주액은 22억7000만 달러에서 17억1000만 달러로 눈에 띄게 줄었다. 대림산업의 수주액은 13억7000만 달러로 작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현대건설의 수주도 1년 전보다 41.1%가 줄었다.

그런가 하면 상위권에 새로 이름을 올린 곳도 있다. 12위로 단숨에 뛰어오른 서브원과 13위인 한국전력공사, 16위인 인천공항공사 등이다.

특히 한국전력과 인천공항공사는 건설이 주력이 아닌 공기업들이라 더 이례적이다. 한국전력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공사 계약이 반영됐고 인천공항공사는 쿠웨이트국제공항 지원터미널(T4) 위탁운영사업 등이 반영된 것이 해외 수주 실적으로 잡혔다.

한편 올해 한국의 최대 텃밭은 52억8000만 달러의 수주를 달성한 아랍에미리트(UAE)였다. 이어 작년의 3배 이상 수주한 베트남(40억9000만 달러)과 전통적인 텃밭 사우디아라비아(22억4000만 달러)가 상위에 올랐고 신규 수주 시장으로 떠오른 태국(19억8000만 달러)이 뒤를 이었다. 중국에서도 12억1000만 달러를 수주하면서 신규 개척 시장에 포함됐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20% 증가한 147억 달러로, 22% 감소하며 116억 달러를 기록한 중동과 격차를 벌렸고, 기타 지역은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공사종류별로는 가장 비중이 큰 산업설비가 15% 줄어든 171억 달러에 그친 가운데 건축 수주가 121% 증가한 52억 달러로 늘며 토목(58억 달러)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갔다.

이재원 기자(true@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