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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中 캐나다인 1명 억류, 캐나다 법원은 화웨이 부회장 조건부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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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법원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에 대한 보석 허가, 중국은 전직 외교관 출신 캐나다인 억류

베이징=CBS노컷뉴스 김중호 특파원

노컷뉴스

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캐나다 법원이 미국 요청으로 체포돼 미·중 갈등 격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멍완저우(孟晩舟·46)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한 보석을 허가했다고 AP·로이터통신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석 심리를 담당한 밴쿠버 브리티시 컬럼비아 법원의 윌리엄 어크 판사는 1천만 캐나다달러(84억5천만원) 보석금과 전자 감시 등을 조건으로 멍 부회장을 석방했다. 멍 부회장은 일단 석방됐지만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반드시 밴쿠버에 있는 자택에 머물러야 한다.

어크 판사는 "제시된 보석 조건을 부과함으로써 (향후 인도 여부를 결정할) 심리에 출석하지 않을 위험이 허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보석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심리에서 5명이 멍 부회장의 석방을 위한 보증인으로 출석했다. 전날 열린 두 번째 심리에서 어크 판사는 멍 부회장의 남편 류샤오쭝이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거주자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보증인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다. 멍 부회장은 일단 석방됐지만 다시 미국으로 신병을 인도할지 여부를 결정할 재판에 참석해야만 한다.

세계 최대규모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의 딸이기도 한 멍 부회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항공기 환승을 위해 들른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미국의 요청을 받은 캐나다 사법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미국 측은 멍 부회장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하기 위해 국제결제망에 접근할 수 있는 은행들을 속였다고 보고 캐나다에 멍 부회장의 체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멍 부회장의 풀려나면서 중국과 미국·캐나다 사이에 고조되던 갈등양상은 일단 한 고비를 넘기게 됐다. 중국 정부는 멍 부회장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주중 캐나다 대사와 미국 대사를 잇따라 초치해 항의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한편 중국이 캐나다인 1명을 억류했다고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해 중국이 캐나다의 멍 부회장 체포에 대한 보복조치에 착수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랠프 구데일 캐나다 공공안전부 장관은 "우리 국민 1명이 중국에서 억류된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시점에서 캐나다인 억류가 멍 부회장 체포와 관련성이 있다고 볼 만한 징후는 없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인이 억류된 시점은 멍 부회장의 체포 이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은 지난 8일 발표한 성명에서 멍 부회장을 즉각 석방하지 않으면 상응하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캐나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억류된 캐나다인의 신상명세에 함구하고 있지만 로이터통신과 WSJ는 억류된 캐나다인이 전직 외교관 출신이자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에서 일하고 있는 마이클 코프릭(Michael Kovrig)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코프릭은 ICG의 선임 고문으로 북한 관련 보고서 작성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가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또 캐나다인에 대한 억류조치가 알려진 직후 미국 국무부가 중국의 보복조치를 우려해 중국 여행 주의보를 추가로 발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 로버트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중국 여행 주의보 발령 여부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미국은 캐나다 시민 한명이 중국에 억류됐다는 보도를 보고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은 모든 형태의 억류를 끝낼 것을 중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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