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31 (금)

‘3전4기’ 나경원, 보수정당 첫 여성 원내대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학용과 박빙 예상 깨고 2배 표 차…정책위의장엔 정용기

‘보수 가치 수호’ 내건 원내 전략이 친박·잔류파 결집 이끌어

경향신문

자유한국당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태 전 원내대표, 나 원내대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정 정책위의장, 함진규 전 정책위의장.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4선의 나경원 의원이 11일 선출됐다. 보수정당 최초로 선출된 여성 원내대표다. 나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소감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막아내고 지켜야 할 가치를 같이 지켜 가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보수 가치 수호’를 내건 원내 전략을 펼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다. 원내대표와 한 조를 이뤄 출마하는 정책위의장에는 재선 정용기 의원이 뽑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 경선 투표 결과 총 투표수 103표 중 68표를 얻어 복당파인 김학용 의원을 앞섰다.

경선 초반부터 나 원내대표는 친박계·잔류파의 지지를 업고 김 의원과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이번 원내대표가 당연직 비상대책위원으로 비대위 활동에 관여할 수 있고, 차기 지도부에도 합류하는 등 주요 포스트라는 점에서 차기 전당대회 전초전 성격을 띠면서 나 원내대표와 비박·복당파 측근인 김 의원 간 계파대리전 양상도 보였다.

그러나 박빙 승부가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표 차이가 두 배 가까이 됐다. 당내 친박·잔류파가 뭉쳐 복당파 견제를 위해 표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 원내대표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평생을 감옥에 있을 정도로 잘못했느냐”고 밝히는 등 친박계와 거리를 좁혀왔다. 친박계로선 김무성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김 의원이 원내대표가 될 경우 복당파의 영향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했을 법하다.

계파색이 옅은 초·재선 등 다수 의원들이 보수통합을 위해 비판적 지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당선소감에서 “과거에 갇히지 않고 미래를 선택했고, 통합을 선택한 게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선 “특정 계파 핵심세력이라고 많이들 생각한다. 통합의 적임자라고 볼 수 있는지 문제가 있다” “특정 누구의 시즌2” 등 김 의원을 비판했다. 대중적 인지도는 높으나 원내대표 선거에서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던 나 원내대표가 의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있다. 나 원내대표는 “반성했다. 더 낮추고 겸손하겠다”고 했다.

기존 지도부와의 차별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투쟁의 당위, 투쟁의 강도가 부족하지 않았다. 있는 힘을 다해 싸웠는데 국민 공감을 얻는 데 부족한 게 없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 러닝메이트인 정용기 의원은 토론에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i노믹스’에 대해 “(그것이) 당의 한계를 드러내는 거 같다. 국민들이 잘 모른다. 어렵다.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i노믹스는 김학용 의원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김종석 의원이 관여했다.

그간 나 원내대표가 현안에서 보수적 목소리를 강하게 내온 만큼 당의 보수 색채가 더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17대 국회 당시 ‘4대 악법’ 저지 운동을 하며 촛불을 들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막았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실현할 중점 추진 법안을 만들어 실현시키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여 관계에선 ‘전략과 논리를 앞세운 대여협상’을 강조해온 만큼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도 있다.

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