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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달달함 안에 불량 탄수화물이 숨어 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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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 권장치 준수 4명 중 1명

섭취 기준 초과하는 남성의 경우,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 1.4배 높아

100% 첨가당 성분인 탄산음료 등 가공식품 탓 탄수화물 과다 섭취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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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체 섭취 칼로리의 55(이상)~65(미만)%를 탄수화물에서 얻는 것이 좋다’는 것이 학계와 보건당국이 제시한 권장치이다. 이것을 넘어서는 고탄수화물 식생활을 할 경우 비만이나 당뇨병·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높아진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은 11일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송윤주 교수팀이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남녀 1만3106명의 탄수화물 섭취 실태를 분석한 연구 논문에서 권장치를 따르는 비율은 남성 26%, 여성 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탄수화물을 통해 하루 전체 칼로리의 65~75%를 얻는 사람이 남성 34%, 여성 33%로 가장 많았다. 75% 이상은 남성 24%·여성 27%, 권장치 기준 미만인 경우는 남성 16%·여성 15%였다. 전체적으로 ‘극단 탄수화물 탐닉자’(80% 이상)도 남성 11%, 여성 14%에 달했다.

송 교수는 “고탄수화물 식생활을 하는 남성의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은 1.4배였고, 여성의 HDL 콜레스테롤(혈관 건강에 이로운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을 가능성 또한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하루 전체 섭취 칼로리의 55% 미만을 탄수화물에서 얻는 비율은 20대가 가장 높은 반면, 80% 이상을 탄수화물에서 얻는 비율은 75세 이상에서 최고였다”고 밝혔다.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는 사람은 곡류·과일은 많이 먹고, 고기·생선·계란·콩·우유 등 단백질 식품은 덜 섭취했다.

최근 국민식생활에서 큰 문제가 되는 탄수화물 공급원은 당류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일일 당분(첨가당+천연당) 섭취량은 2008년 56.0g에서 2012년 65.3g으로 높아졌다. 가공식품을 통한 것이 61%로, 이는 대부분 첨가당이다. 음료류(34.3%)나 빵·과자·떡류(15.0%)가 주된 첨가당 공급원이었다. 10~20대의 경우 당류 섭취량의 90% 이상이 첨가당이다.

국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당, 포도당, 설탕, 액상과당 등 당류(당분·단순당)의 지나친 섭취는 당뇨병이나 비만·고지혈증·비알코올성 지방간 등을 초래한다. 또 충치와 잇몸병의 원인이 되며, 심혈관 질환과 일부 암의 발병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첨가당 섭취량을 하루 전체 열량(2000㎉ 기준)의 10% 수준(50g)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는 자연식품에 함유된 천연당을 제외한 수치다. 탄수화물은 열량이 g당 4㎉이다. 그런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첨가당·천연당을 포함해 20%’를 권고치로 정했다. 이를 기준으로 가공식품 표시사항에 표시를 한다. 그러다보니 예를 들어 첨가당이 100%인 콜라·사이다·환타·인공주스류 등의 경우 ‘WHO 기준보다 2배를 섭취해도 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 콜라·사이다·환타 등 탄산음료 한 잔(200㎖ 기준)을 마시면 20g 이상의 첨가당을 섭취한다. WHO 기준으로 하면 1일 권장치의 40% 이상이고, 식약처 기준으로 하면 20% 이상이다. 국내 기준이 더 많은 ‘불량한 탄수화물(첨가당)’ 섭취를 방조하는 셈이다. 시중에 판매 중인 콜라·사이다·환타 1캔(250㎖)에 첨가당 27~29g이 들어 있다.

이런 음료들을 비롯해 당류 함량이 높은 인스턴트(즉석 식품)나 가공식품 의존 빈도가 점점 높아져 국민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 1인당 각종 가공음료 섭취량은 10년 전보다 3~4배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당류 섭취를 줄이는 식생활 수칙 권고안을 통해 개개인이 좋은 식습관을 실천하라고 강조한다. 식습관을 개선하면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개선할 수 있다. 청량·가당음료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4고 식품(고열량·고지방·고당분·고염분)의 과다 섭취는 비만과 각종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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