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0억 들인 인도 암바니-피라말 가문 결혼식
이재용 등 인도 시장 선점 위해 글로벌 CEO 대거 참석
"수백만이 가난한 나라의 초호화 결혼식" 비판도
비욘세가 인도 재벌 암바니 가문 결혼 축하연에서 공연한다는 사실을 알리며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비욘세 인스타그램 캡처] |
이번 결혼식은 재벌가의 초호화 결혼식을 넘어, 인도 경제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꼽힐 만 하다. 특히 통신 산업 등에서 막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인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결혼식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모양새다. 결혼식에 앞서 9~10일 열린 축하연에는 에릭슨, 노키아, HP, 퀄컴 등 글로벌 IT업체들과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금융기업들, BP와 네슬레 등 글로벌 대기업 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암바니 가문의 기업과 통신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했다.
무케시 암바니(가운데) 가족 사진. 맨 오른쪽이 12일 결혼하는 이샤 암바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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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스의 주력 산업은 원유 채굴업과 석유화학 산업이다. 동시에 인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유통업체인 릴라이언스 리테일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창업주는 무케시의 부친인 디루바니 암바니(1932~2002). 그는 1966년 뭄바이에서 섬유산업을 중심으로 한 릴라이언스 텍스타일을 시작해 큰 성공을 거둔다. 인도의 화학기술연구소대학에서 화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 진학했던 무케시는 1980년 학업을 그만두고 부친의 사업을 돕기 위해 귀국했다. 부자는 당시 인도 정부의 산업 지원 정책에 힘입어 섬유업은 물론 석유화학 쪽으로 분야를 확장했다.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2002년 창업주인 디루바니가 사망하면서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경영권을 둘러싸고 무케시와 동생 아닐 사이에 분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유산 상속을 둘러싼 갈등 끝에 형제는 기업을 나눠 가지기로 했다. 무케시는 그룹의 주력 부문인 석유, 가스, 석유화학 부문을 맡고, 아닐은 전력, 통신, 금융 부문을 소유했다.
이샤 암바니(왼쪽)의 결혼 축하연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전 국무장관(가운데). [사진 이샤 암바니 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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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음성 통화와 낮은 데이터요금, 저가의 ‘지오폰’ 등을 앞세워 불과 1년 만에 가입자 1억 2500만 명을 확보했고, 올해 상반기엔 2억 명을 돌파했다. 이어 동생이 경영하던 릴라리언스 커뮤니케이션의 지분까지 흡수하면서 무케시 회장의 릴라이언스 지오 인포컴은 업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 지오 인포컴과 LTE 네트워크 장비 단독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2014년부터 2년에 걸쳐 인도 4G LTE 전국망을 함께 구축한 파트너다. 현재 두 그룹은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무케시 가족이 거주하는 인도 뭄바이의 안틸리아 타워 출입문 옆에 7일 세워져 있는 보안 차량[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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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화 결혼식을 올리는 아난드 피라말(왼쪽)과 이샤 암바니. [사진 인디아투데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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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에 따르면 암바니가와 피라말가는 오랫동안 유대 관계를 이어 왔으며, 이번에 결혼하는 두 사람 역시 어릴 때부터 가깝게 지내온 사이로 알려졌다. 두 집안은 이번 결혼식 하객 관리를 위해 다섯 개의 5성급 호텔을 빌렸으며, 전세기 100대를 동원했다. 또 축하연이 열린 우다이푸르 지역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주민 5100명이 나흘 간 하루 세 끼를 먹을 수 있는 양의 음식을 기증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초호화판 결혼식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 나온 허구의 결혼식을 초라하게 만들 정도로 화려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결혼식이 열린다”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은 “수백 만 명이 극심한 가난 속에 살고 있는 인도에서 열리는 성대한 결혼식”이라며 인도의 극심한 빈부격차 문제를 지적했다.
이영희 기자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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