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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IS 격퇴 1년' 이라크, 미군 점령 그린존 15년만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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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라크 비상대응여단(ERB) 소속 장병들이 10일(현지시간) 수도 바그다드에서 열린 이슬람국가(IS) 격퇴 1주년 기념 행사에서 국기를 들고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바그다드|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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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 1주년을 맞은 이라크 정부가 바그다드 시내 최고보안구역인 그린존을 10일(현지시간) 개방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사담 후세인 정권 축출 후 미군이 점령 및 봉쇄한 지 15년 만이다.

그린존은 바그다드 중심부에 위치한 10㎢ 크기 땅이다. 대통령·총리 집무실과 의회, 외국 대사관 등이 모여있다. 높은 콘크리트 벽과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해왔다. 2009년 미군이 이 지역 통제권을 이라크 정부에 환원했지만 이후에도 미군 점령의 상징으로 남았다. 이라크 지도자들은 2011년 미군의 완전 철수 이후 개방을 약속해왔고, 2015년 잠시 개방하기도 있지만 미국 측 반발로 다시 폐쇄됐다. 이후 지난 10월 취임한 아딜 압둘 마디 총리가 의회에 요청하며 2주간의 시범 개방이 이뤄지게 됐다. 정부는 영구 재개방도 약속했다.

외신들은 그린존 개방이 IS 격퇴 후 이라크 안보 상황에 대한 정부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상징적 제스처라고 분석했다. 당초 지난달 25일이었던 개방일을 정부가 수차례 연기해 IS 격퇴 1주년 기념일에 맞췄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정부는 이날을 국경일로 선포하고 기념행사를 열어 승리를 자축했다.

민심은 차갑다. 최근 미국 국가민주연구소(NDI)의 여론조사에서 이라크 국민들은 6개월 전보다 미래를 비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부족, 열악한 공공서비스, 부정부패가 주된 원인이다. 지난 5월 총선에서 IS 격퇴를 이끈 하이데르 알아바디 전 총리의 ‘승리동맹’이 패하며 정권이 교체됐다. 지난 7월엔 민생고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에서 일어났다.

일각에선 안보 외에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상황이 나아졌다는 증거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이라크 북서부 지역이나 바그다드 외곽에서는 IS 잔존 세력에 의한 테러가 계속되는 등 여전히 불안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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