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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자율주행차량부터 원격조종 트랙터까지… 현실이 된 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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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대신 운전하고 중장비 조종까지

산업 곳곳에서 무인화 펼쳐질 듯
한국일보

자율주행 시험장 '케이-시티'의 도심 환경 재현 공간. 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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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몸에 이상을 느낀 운전자가 차 안에 있는 응급 호출 버튼을 누른다. 원격관제 시스템과 연결된 차는 곧바로 자율주행 모드로 바뀐다. 시스템의 명령에 따라 안전지대에 정차한 차량으로 응급차가 달려가 운전자를 구조한다. 농촌에서는 무인 트랙터가 논밭을 일구고 건설 현장에 투입된 드론이 하늘을 날며 주변 지형을 측량한다.

지난 1일 세계 최초로 5세대(5G) 전파 송출을 시작한 데 이어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5G 기반 서비스들을 속속 구체화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막연한 청사진만 제시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관련 기업들과 손잡고 상용 서비스에 버금가는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5G로 달리는 자율주행 가상도시 탄생

10일 경기 화성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2차관을 비롯해 SK텔레콤, KT 등 관련 업체가 참석한 가운데 ‘케이-시티’(K-City) 준공식이 열렸다. 32만㎡ 규모의 케이-시티는 자율주행차 실험을 위한 가상도시다. 발생할 수 있는 대부분 상황을 실험할 수 있도록 △고속도로 △도심 △주차장 등 실제 도로 환경이 재현돼 있고, 부지 전 지역에 5G 통신망이 구축돼 있다. 5G가 구현해 낼 자율주행 서비스들이 안정성과 완성도를 검증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KT는 이날 자율주행 원격관제 시스템 ‘5G 리모트콕핏’을 처음 공개했다. 리모트콕핏은 자율주행뿐 아니라 운전자의 응급상황 등에 대처하는 통합 시스템이다. 주행 중인 차에 문제가 생기면 시스템이 운행에 개입해 원격 조종하고 가장 인접한 응급차를 호출한다. 도로 위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도로 곳곳에 설치된 감지기와 교통정보를 주고 받으며 사고 원인 분석, 추가 사고 예방 조치 등을 한다. 초고속ㆍ초저지연을 강점으로 하는 5G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즉각적 대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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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5G 기반 자율주행 실험도시 '케이-시티'(K-City)에서 KT의 자율주행차가 테스트 주행을 하고 있다.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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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차량공유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자율주행차가 고객이 있는 곳으로 달려와 태운 뒤 목적지에 내려주는 기술이다. 현재 차량공유 서비스처럼 차가 주차된 곳으로 갈 필요가 없다. 이날 SK텔레콤은 스스로 달리고 있는 자율주행차 내부 모습을 5G 스마트폰 영상통화로 확인하는 것도 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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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5G 차량공유 기술로 호출한 자율주행차의 현재 위치(왼쪽 스마트폰 화면)와 운전자 없이 스스로 달리고 있는 자율주행차 내부 모습이 영상통화로 확인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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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비 투입 현장도 5G가 관리

5G 활약이 기대되는 또 다른 영역은 다양한 중장비가 투입되는 각종 산업 현장이다. 현장에는 장비만 움직이고 수십㎞ 밖에서 원격으로 제어해 인명 피해를 방지할 수 있고 운영 효율성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

SK텔레콤은 건설 중장비 생산업체인 현대건설기계, 건설 현장 관리 솔루션 개발사 트림블과 함께 ‘5G 스마트 건설 솔루션’ 개발에 들어갔다. 공사 현장에 부착된 센서로 현장 안전을 관리하고 원격으로 장비 고장 여부를 진단하는 시스템이 탑재될 예정이다. 견적, 측량, 설계, 계획, 시공, 검측 등 공사 전반에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적용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등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건설 현장 데이터 분석에 최적화된 트림블은 드론으로 지형을 측량하고 이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시키는 기술도 개발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 역시 LS엠트론과 5G 원격제어 트랙터 개발에 성공했다. 이 트랙터는 설정된 이동 경로를 따라 움직이면서 무인 경작을 할 수 있다. 앞으로 5G 원격제어 솔루션을 지뢰 제거나 폐기물 처리, 건물 철거 등에 도입할 것이라고 LG유플러스는 설명했다.

최판철 SK텔레콤 엔터프라이즈 비즈영업본부장은 “5G는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돼 생산과 운영 효율성을 높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5G 스마트 건설 솔루션의 경우 중장비 운전자와 현장 작업자 모두가 쾌적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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