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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北, 부정부패와 '전쟁' 선언…노동신문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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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행위로 간주…밑뿌리째 들어내는 투쟁 벌여야"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원산구두공장 현지지도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원산구두공장을 현지지도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 사진을 보도하며 정확한 촬영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2018.12.3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photo@yna.co.kr (끝)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이 간부들의 특권의식과 세도, 부정부패 행위를 이적행위로 규정하고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1면 상단에 게재한 '일꾼들은 인민을 위하여 멸사복무하자' 제목의 사설에서 "우리 당은 이미 세도와 관료주의를 우리의 일심단결을 파괴하고 좀먹는 위험한 독소로, 적들을 도와주는 이적행위로 보고 그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신문이 언급한 '우리 당'이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뜻한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세도를 부리거나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간부들에 대해 누구든 용납하지 않고 처벌하겠다는 강력한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기득권층을 향한 부패와 전쟁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설은 "당 조직들은 일꾼들 속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개인 이기주의, 공명심, 안일해이된 사상관점에 예봉을 돌리고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행위를 밑뿌리째 들어내기 위한 투쟁을 강도 높이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머니 당의 존엄 높은 모습에 먹칠하며 우리의 혁명 진지를 허물어뜨리는 행위를 저질렀을 때는 그가 누구이든 직위와 공로와 관계없이 비타협적인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설은 "인민 위에 군림하고 제 살 궁리만 하는 현상들은 예외 없이 당성 단련이 부족하고 자신을 특수화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온다"며 간부들도 평당원 입장에서 조직의 통제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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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송도원종합식료공장 현지지도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강원도 송도원종합식료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공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2018.7.2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끝)



간부들의 세도와 부정부패 현상을 철저히 감시·조사해 용납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들에 대한 사상교육과 조직 생활 통제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기득권층을 향한 김정은 위원장의 이런 전쟁 선언이 언제인지 알 수 없지만, 그동안 북한 매체에서 언급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최근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올해 들어 한반도 정세 변화 속에서 '핵·경제병진' 노선 대신 '경제발전 총력집중' 노선을 선언했으나 주민들의 삶이 나아지지 못하는 현실을 의식해 간부들의 부정부패에 칼을 들이대며 내부 기강을 세우고 민심을 다독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 간부와 기득권층의 부정부패는 이미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현상이어서 최근 경제난 가중의 내부적 요인을 간부들의 부정부패로 돌리려는 속내가 깔려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들을 잘살게 하려는 자신의 심정을 알아달라고 어필하면서 간부들의 세도와 비리에 대한 일반 주민들의 불만 심리를 이용해 간부들을 처벌하고 민심을 다독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동신문의 이날 사설은 2013년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처형된 지 5년이 되는 12일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북한은 장성택 처형의 이유로 경제발전에 막대한 지장을 준 부정부패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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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형 직전의 장성택
(서울=연합뉴스) 북한은 12일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을 열어 장성택에게 '국가전복음모의 극악한 범죄'로 사형을 선고하고 이를 바로 집행했다. 양 손을 포승줄에 묶인 장성택이 국가안전보위부원들에게 잡힌 채 법정에 서 있다. 2013.12.13 <<노동신문·북한부 기사참조>> nkphoto@yna.co.kr (끝)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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