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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예·적금 2% 시대…은행권, 수익성 악화우려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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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고정금리대출 비중' 및 '2% 이상 예금' 비중 늘고 '저원가성 예금'은 감소]

기준금리 인상으로 연 2%대 예·적금을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은행들은 수익성 악화 우려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통상 기준금리 인상은 예대마진(대출금리과 예금금리 차이)을 높여 은행의 이익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고정금리 대출이 늘어난 가운데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 규제 강화로 고금리로 자금을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라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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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가계 고정금리대출(신규취급액 기준) 비중은 전달 대비 3.5%포인트(p) 올라간 32.2%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이후 1년1개월만에 30%를 넘어선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대출자들은 금리 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변동금리 대출을 선호했지만 미국의 잇단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리의 인상 가능성도 높아지며 지난 6월부터 고정금리대출 비중이 꾸준히 올라온 결과다.

지난달 말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데다 금융당국도 가계부채 부실을 우려해 고정금리대출 비중 확대를 권고하고 있어 고정금리대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0.25%p 인상시 순이자마진(NIM) 상승폭은 평균 0.03% 정도 되지만 고정금리대출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NIM 상승 효과는 이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년부터 예대율 규제가 강화돼 예수금 확보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도 은행의 수익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금리 상승으로 금리가 높은 쪽으로 자금이 이동하며 저원가성 예금이 이탈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은 앞다퉈 예·적금 금리를 높여 예수금 유치 경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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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요구불 및 수시입출금식 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은 지난 7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약 26조원 감소했다. 이는 약 10조원이 유입됐던 올 상반기와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저원가성 예금에서 이탈한 자금은 예·적금 등으로 몰리며 같은 기간 저축성 예금은 47조1000억원이 늘었다.

게다가 지난 10월 기준으로 은행 예금(신규취급액 기준) 가운데 금리가 연 2% 이상 비중은 51%로 지난 9월(38.5%)에 비해 12.5%포인트 뛰었다. 금리가 연 2%인 정기예금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2015년 2월(69.3%) 이후 3년8개월만에 처음이다.

저원가성 예금은 은행의 자금 조달에서 원화 유동성을 결정짓는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저원가성 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예·적금에 돈이 몰리면 은행의 대출 태도가 소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달금리 상승시 은행은 대출금리를 올릴 수도 있지만 차주가 금리 인상을 감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대출한도를 줄이기 때문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드, 새마을금고, 신협 등 비은행권에서 대출 태도를 전환해 대출금을 본격적으로 회수하고 있다"며 "대출 태도 전환은 정부의 영향력이 적고 신용 위험이 높은 고객이 많은 비은행부터 전개돼 은행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정 기자 roseha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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