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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뉴스&분석] 낙하산 사장…예고된 KTX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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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고된 KTX 탈선사고 ◆

매일경제

구겨진 KTX
지난 8일 오전 7시 30분 승객 198명을 태우고 강릉역에서 출발한 서울행 KTX 열차가 출발 5분 만에 시속 103㎞로 달리던 중 선로를 이탈해 완전히 비틀어지고 구겨졌다. 다행히 부상자는 14명에 그쳤지만 강릉~평창 진부 구간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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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떨어지는 낙하산 사장에, 안전 이슈마저 노조와 북한에 밀려나면서 결국 대한민국 철도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8일 발생한 강릉선 KTX 탈선 사고는 한국 철도 안전성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다. 최근 한 달 사이에 벌어진 크고 작은 철도 사고만 11건에 달할 정도로 국민은 KTX를 이용하기가 불안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태 이면에 정치인 출신의 낙하산 인사로부터 시작된 한국철도공사의 총체적 난국이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 8일 오전 7시 37분께 강릉 운산동 남강릉 차량기지 인근에서 서울행 KTX 열차가 탈선하는 아찔한 사고가 벌어졌다. 기관차를 포함해 2량이 완전히 탈선해 옆 철로로 밀려난 가운데 10량 모두 철로를 벗어난 대형 사고였다.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자칫하면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대형 참사였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 갑작스러운 한파에 따른 선로 이상이라고 코레일은 추정하고 있지만, 국민은 이 정도 한파에 탈선 사고가 벌어질 정도로 대한민국 철도 안전이 허술한 것이냐는 반응이다.

이런 사고 앞에 정부는 무력했다. 이미 정부는 최근 KTX 오송역 단전 사고가 일어나자 철저한 대응을 지시한 상태다. 탈선 사고 3일 전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코레일 대전 본사를 직접 방문해 빈번한 철도 사고를 질책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고가 사실상 예견된 참사라고 지적한다. 철도 분야 전문성이 없는 정치인 출신 사장이 오면서 철도 안전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운동권 출신인 오영식 사장은 지난 2월 취임 후 이틀 만에 철도 파업 등으로 인한 해고자 복직에 전격 합의했다. 취임 후 첫 행보로 과거 13년을 질질 끈 KTX 해고 승무원 복직을 마무리하며 문재인정부의 친노조 정책에 화답한 것이다. 최근에는 올해 임금 협상을 통해 노조에 또 한 번 퍼주기를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해 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코레일이 기본급 2.6% 인상과 정원 3064명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코레일 안팎에서도 오 사장이 경영자로서 챙겨야 할 안전, 인사 등 본연의 임무는 소홀히 하며 남북 철도 협력 등 외부 행사에 관심이 있고 정치인으로서 차기 총선 정치 행보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코레일 한 직원은 "노조 말만 듣고 노조가 하자고 하는 대로 다해준다"며 "전임 사장들과 달리 노조와 경영진이 서로 주고받고 하는 기본 '밀당'도 없이 해고자를 복직시켜주고 KTX 여승무원도 정규직으로 전환해줬다"고 말했다. 코레일이 현 정부의 이슈인 남북 철도 연결, 코레일·SR 통합 등에 치중하다 보니 기본적인 철도 서비스에 소홀해지면서 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대전 = 조한필 기자 / 서울 =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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