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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트럼프 비서실장 615억 자산 가진 36세 충성파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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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켈리 후임에 닉 에이어스”

중앙일보

닉 아이어스


‘젊고 돈이 많은, 그리고 충성심 있는(Young, rich and loyal).’

미국 CNN 방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 비서실장으로 거론되는 닉 에이어스(36)에 대해 내린 평가다.

선거전문가 출신으로 현재 마이크 펜스 미국 부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있는 닉 에이어스가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 후임으로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8일(현지시간) 여러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 에이어스가 트럼프 대통령과 차기 비서실장직을 두고 대화를 나눴으며 공식적으로 임명될 때까지 비서실장 대행 역할을 맡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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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새 비서실장으로 거론되는 닉 에이어스(오른쪽)거 지난 3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고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의 시신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왼쪽은 닐 고서치 미국 연방대법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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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육군-해군 미식축구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며 기자들에게 “켈리는 연말에 물러날 것”이라고 말해 비서실장 교체를 공식화했다. 트럼프는 또 “하루 이틀 내에 누가 그의 자리를 채우게 될지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 번째 비서실장이 될 에이어스는 미국 정계에 발이 넓은 젊은 전략가다. 1982년 8월 조지아주에서 태어나 케네소주립대에 재학 중이던 2002년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소니 퍼듀(현 농무장관)의 수행비서로 정치에 발을 들였다. 당시 그의 나이는 겨우 19세였다.

2007~2010년에는 공화당 주지사협회 사무처장을 지냈고, 2011년 팀 폴렌티의 대선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정치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2016년 11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2017년 1월 취임하기 전까지 정권인수위원회 수석자문위원을 맡았고, 지난 해 7월부터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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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백악관 행사에 참가한 닉 에이어스(오른쪽) 부통령 비서실장. 그의 왼쪽부터 제러드 쿠슈너,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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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어스는 공화당 인사들의 정치 자문 역할로, 그리고 광고회사 타깃 엔터프라이즈에서 선거전문가로 일하면서 많은 돈을 모은 자산가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는 에이어스가 정치 보다는 사업과 재산 확장에 더 열중했다는 비판도 나온다며, 그가 지난해 백악관 공직자 재산 신고 당시 최대 5480만 달러(약 615억)의 자산을 신고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정권의 2인자’로 불리는 대통령 비서실장에 거론될 수 있었던 것은 남다른 충성심 때문이라고 CNN은 평했다. 그는 백악관에 들어오기 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치 단체인 ‘아메리카 퍼스트 폴리시스(America First Policies)’를 공동 창립하는 등 대통령에 대한 지속적인 충성심을 보여왔다. NYT는 “에이어스는 켈리 실장에게 부족했던 정치 기술을 갖고 있는 인물로 여겨진다”면서 “이방카 트럼프와 제러드 쿠슈너 등 백악관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과도 끈끈한 동맹을 맺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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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N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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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5개월만에 백악관을 떠나게 되는 켈리는 초기엔 백악관의 ‘군기반장’ 역할을 했으나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를 반대하고, 주한미군 철수 등에 비판 의견을 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슬렀다. 특히 켈리 실장이 백악관 참모들에게 수차례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불렀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지난 9월엔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의 저서에 “켈리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켈리에서 에이어스로의 교체는 트럼프의 관심이 2020년 재선 캠페인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무 감각이 부족하다고 평가된 켈리보다는 백악관 안팎을 조정할 줄 아는 선거 전문가인 에이어스가 재선 준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빌 스테피언 백악관 정무국장, 저스틴 클라크 대외협력국장 등도 지난 주말 일찌감치 재선 선거운동본부로 이동했다.

백악관 비서실장 교체가 현실화하면서 2020년에 대비해 새로운 체제를 갖추는 개각 작업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 후임에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을, 연말에 떠나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후임에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을 각각 지명한 바 있다. 또 이날 오전에는 트위터를 통해 조지프 던포드 현 합참의장 후임으로 마크 밀리 육군참모총장을 지명한다고 밝혔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오바마 정부 비서실장 교체 잦다" 비판하더니..트럼프의 '내로남불'?
“대통령이 된 지 3년도 안 돼 3명의 비서실장이라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기 전인 2011년 1월 자신의 트위터에 쓴 내용이다. 버락 오마바 1기 집권 당시 람 이매뉴얼, 피트 라우스, 빌 데일리 등으로 비서실장이 여러 번 교체된 것을 비판하면서 “이는 오마바가 자신의 어젠다 전달을 관리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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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부의 잦은 비서실장 교체를 비판한 트럼프의 트위터. [사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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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신도 취임 2년 만에 세 번째 비서실장을 맞이하게 됐다. 8일 닉 에이어스가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사실상 내정됐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8일 경질이 발표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2017년 7월부터 백악관에서 일해왔다. 트럼프 행정부 초대 비서실장인 라인스 프리버스의 후임이었다.

백악관 내 군기반장 역할을 해온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사임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다른 참모진들도 교체되는 게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진 교체는 너무 잦아 기록 경신 수준”이라며 대통령과 비슷한 코드를 갖고 있다며 발탁된 사람들이 줄줄이 대통령과 불화해 백악관을 떠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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