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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손학규·이정미 "연동형 비례제 합의까지 단식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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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당은 광화문서 시위…야3당 항의에 민주·한국은 '침묵'

새해 예산안을 선거제도 개혁안과 분리 처리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양당 합의'에 항의하고 있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단식이 4일차로 접어들었다.

손 대표는 9일 단식농성장인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확실히 이뤄질 수 있다는 정부,여당과 야당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단식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도 "선거제도를 개편해 국민 뜻이 제대로 반영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당직자 등 정치권 안팎에서는 고령(71세)인 손 대표의 건강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손 대표는 이날 의사의 왕진을 받기도 했다. 의사에 따르면, 손 대표는 단식으로 인해 부정맥과 고혈압 등 이상 증세를 나타내고 있고 단식이 계속 이어질 경우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단식농성 중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선거제도 개혁이 완수될 때까지 단식농성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굳은 결의를 보였다. 이 대표는 이날 농성장에서 당 지도부 회의를 열고 "양당이 밀실 합의한 새해 예산은 대욕비도(大慾非道)"라고 민주-한국 양당 합의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민주-한국 합의안에 대해 "청년 일자리, 장애인, 노인, 빈곤층을 위한 복지예산 1초2000억 원은 대거 삭감된 반면, 양당 지도부는 자기 지역구에서 1조2000억 원의 SOC 예산 잔치를 벌였다"며 "약자들의 희망은 삭감되고 양당의 잇속만 증액됐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예산안에 내년도 의원 세비 인상안이 포함된 점을 꼬집으며 "특활비를 폐지했으니 앞으로 더 큰 국회 개혁을 이뤄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할 수 있다고 국민께 말씀드려 왔는데, 양당의 탐욕으로 그 노력이 짓밟혔다. 민주당은 겨우 이런 결과를 내려고 야3당을 그토록 비난하고 한국당과 손잡은 것이냐"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 대표와 비슷한 취지의 자성이 나오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8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의원 세비(수당) 인상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은 불신하고 분노하고 있다"며 "경제는 점점 더 어려워져 가고, 민생도 힘든 상황일수록 정치가 국민들의 어려움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기대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일부 복지 예산이 심의 과정에서 삭제됐음에도 의원 세비가 인상됐다"며 이같이 썼다.

야3당 가운데 민주평화당은 단식투쟁 대신 장외 집회를 이어갔다. 평화당은 이날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시민사회 인사들과 공동 집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포용국가'가 가능하려면 '포용적 선거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정동영 평화당 대표)"라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쓰레기 종량제보다 훨씬 쉬운 선거제도 개혁은 '더불어한국당'의 기득권만 포기시키면 이룰 수 있는 다른 대한민국의 꿈"이라며 "포용사회, 포용경제로 가기 위해서는 포용적 정치제도, 포용적 선거제도가 필요하다. 약자와 소수자를 포용하는 정치제도 없이 포용국가로 가자는 말은 빈껍데기요, 그냥 구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예산안 통과를 합작한 민주당,한국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단식투쟁 중인 손학규,이정미 대표를 방문해 염려와 위로의 뜻을 전했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 수용 등 선거제도 개혁 문제와 관련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원내대표 선거 후 새 원내지도부가 당내 의견을 수렴해 정할 문제'라는 취지의 언급만 했다.

프레시안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9일 나흘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손 대표는 의사의 진찰을 받고 있고, 이 대표는 평소 공개석상에서 쓰지 않던 안경을 쓰고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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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곽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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