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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한국당, ‘박근혜 사면론’ 두고 계파별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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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를 두고 계파별로 다른 속내를 드러내며 갈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한국당에 따르면 친박(친박근혜)계는 박 전 대통령이 내년 구속만기로 나오면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낌새를 보인다.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최근 라디오 프로그램 등에 잇따라 출연해 친박 창당론에 실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신당의 실체가 당 밖에 있다”며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든 당 안으로 끌어들여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태극기부대’를 끌어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박 전 대통령의 구속 만기인 내년 4월 이후 친박 신당이 생길 수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은 존재 자체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시킬 힘이 생긴다”고 내다봤다.

세계일보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하던 김무성 의원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친박계는 특히 최근 비박 의원들을 주축으로 박 전 대통령 석방 요구가 나오는 것을 견제하고 있다. 비박계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이 사석에서 제안한 바 있지만 서청원 의원이 “후안무치와 배신의 정치”라며 일축했다. 지난달 말 김무성 의원과 홍문종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당론으로 발의하자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친박계는 석방 결의안 채택에 앞서 비박계의 탄핵 사과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 부분에서 뜻을 모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로서는 전직 대통령 석방 주장을 통해 태극기부대로 대표되는 친박 지지층의 표심을 잡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문재인정부가 박 전 대통령을 실제로 사면할 경우 보수층이 갈라져 총선에 패배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계파 내에서도 정당성이 결여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본격적으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김학용 의원은 이날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김종석 의원을 영입했다. 나경원 의원의 러닝메이트는 정용기 의원으로 정해졌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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