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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연호의 과학 라운지](18)휴머노이드?사이보그?안드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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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맹 영국 예술가 '닐 하비슨', 뇌에 안테나 이식해 소리로 색 인식하는 인류 첫 '사이보그'

걷고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 제작 위해선 자유도·ZMP 등 적용

[편집자주]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은 점차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기초과학은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져 피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기초과학의 세계에 쉽고 재미있게 발을 들여 보자는 취지로 매주 연재 기사를 게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전국 초·중·고등학생 대상 과학 교육 프로그램인 ‘다들배움’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들과 매주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중 재밌는 내용들을 간추려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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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하비슨은 넥타이 색깔을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바꿔 인식한다. 사진=씨넷.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저는 머리에 안테나를 갖고 있는데 이것은 제가 현실 속에서 색깔을 지각할 수 있는 한계를 넘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저는 이것을 통해 각종 색깔을 인지할 수 있죠”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orld Government Summit·WGS) 2018’에서 연사로 나선 ‘인류 최초의 사이보그(cyborg)’ 닐 하비슨(Neil Harbisson)이 한 말이다. 선천적인 전(全) 색맹으로 태어난 닐 하비슨은 색을 소리 파장으로 변환할 수 있는 아이보그(Eyeborg) 안테나를 뇌에 영구 이식함으로써 영국 정부가 인정한 인류 최초의 사이보그 인간이 된 영국의 예술가다. 그는 안테나 이식을 통해 장애 극복을 넘어 적외선부터 자외선까지 빛의 주파수를 감지할 수 있게 돼 인간의 일반적인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존재로 거듭났다.

사이보그란 로봇의 한 종류로 하비슨처럼 뇌 이외의 부분 즉 손발이나 장기 등을 교체해 해당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일종의 개조인간을 말한다. 영화 속 인물로는 로보캅이 여기에 해당한다.

사이보그와는 결이 조금 다른 개념이지만 인간과의 유사성에 기반한 로봇의 종류에는 휴머노이드((humanoid·인간형) 로봇, 안드로이드(android)도 있다.

휴머노이드는 ‘인간형 로봇’을 총칭하는 말로 사람처럼 두 팔과 두 다리를 갖고 인간과 비슷한 인식과 운동 기능을 구현하는 로봇이다. 안드로이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하위 개념으로 인간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과 거의 똑같은 로봇이다. 외모는 물론 동작이나 지능까지도 인간과 다를 바 없어야 한다. 아직 현실에서는 구현되기 어려운 로봇으로 영화 ‘AI’에서 가족의 품을 찾아가는 주인공 꼬마 로봇이 안드로이드다.

로봇이 꼭 인간의 외모를 닮을 필요는 없다. 거실을 돌아다니는 로봇청소기나 산업 현장에서 제조용으로 쓰이는 로봇들만 봐도 인간의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실제 로봇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 보면 로봇은 ‘인간과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걷기도 하고 말도 하는 기계 장치’ 또는 ‘어떤 작업이나 조작을 자동적으로 하는 기계 장치’를 가리킨다. 여기서 앞 부분의 정의가 바로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단 휴머노이드 로봇은 가장 기본적으로 인간처럼 직립보행(이족보행)을 하고 몸체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몇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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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도 모식도. 그림=이세리 과학커뮤니케이터.


먼저 자유도(Degrees of Freedom)라는 개념이 있다. 자유도란 주어진 조건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정도를 가리키며 그 숫자가 높을수록 움직임이 자유롭기 때문에 그만큼 세밀하고 정확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3자유도라고 하면 3차원 직각 좌표계에서 X축을 중심으로 좌우 회전, Y축을 중심으로 전후 회전, Z축을 중심으로 상하 회전 동작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유도에 따라 각 관절에 배치되는 모터의 개수가 달라진다. 어떤 목적으로 로봇을 제작할지에 따라 설계 단계에서 자유도가 결정되기 마련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직립 보행을 위해선 ZMP(Zero Moment Point)라는 기술도 필요하다. ZMP란 로봇의 무게 중심에 작용하는 모든 모멘트의 합이 ‘0’이 되는 지점을 의미한다. ZMP가 로봇의 두 다리 안쪽 범위에 위치하지 않고 두 다리 바깥에 있다면 로봇은 넘어질 수 밖에 없다. 로봇에 ZMP를 제어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로봇 스스로 중력과 관성력을 계산해 발바닥을 딛는 위치와 속도 등을 최적화할 수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이처럼 단순히 걷고 움직이는 기술 이외에도 각종 첨단 센서 기술이 들어가야 함은 물론이다.

도움말=이세리 과학커뮤니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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