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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김정은 답방’ 태영호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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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242

민심 60%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므로 환영한다”

이른바 보수, 김정은 환영 광화문 행사 과도한 비판

환영단장 김제동 인터뷰에 “청와대 의도 반영” 공격

분단과 전쟁 트라우마-기득권 세력 이해관계 지키기

태영호 전 공사 “자유민주주의 모습 그대로 보여줘야”

최홍재 “반공 권위주의 버리고 보안법 찬양·고무 폐지”

자유한국당, 김정은 국회 연설 앞서 현충원 참배 요구

국회 연설 성사돼도 집단 퇴장이나 구호 외칠 가능성



한겨레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강추위가 한반도를 습격한 8일 서울역 광장에서는 태극기 집회가 열렸습니다. ‘탄핵 7적’과 ‘주사파 정권 세력’, 김정은 위원장 사진을 태우는 화형식을 했습니다. 탄핵 7적은 권성동 김무성 김성태 유승민 이혜훈 정진석 하태경 의원이라고 합니다. 태극기 부대는 서울시청, 세종로로 행진했습니다.

종각역 앞에서는 ‘통일의 랩소디 : 설레임’ 문화제가 열렸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방문-남북정상회담 환영 청년학생위원회’가 주최한 행사입니다. 참가자들은 한반도기를 흔들었습니다. 향린교회에서는 ‘위인맞이 환영단’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이날 아침 <세계일보>는 1면에 이런 기사를 실었습니다.



[단독] 김정은 13일 서울 답방 유력

1박2일·2박3일 여부는 유동적 / 청와대 내일쯤 공식 발표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13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의 방남을 두고 청와대와 경찰 등 관계기관은 7일부터 경호 및 의전 등 문제로 긴급대책회의를 갖는 등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이날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내주 후반으로 정해졌다. 13일과 14일 가운데 13일이 더 유력시된다”면서 “청와대 경호처와 군·경이 합동으로 김 위원장 방남에 따른 경호와 의전 준비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기자들에게 보도를 부인하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오늘 아침자 세계일보 보도는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북측으로부터 어떠한 통보를 받은 바 없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을 둘러싸고 관측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연내 답방이 확정됐고 발표만 남았다는 보도가 있지만, 연내 답방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연내든 내년 초든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성사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답방에 대한 우리 국민 여론은 대체로 차분한 편입니다. 답방 자체에 대해서는 대체로 우호적입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5일 <교통방송>(tbs) 의뢰로 전국 성인 500명을 상대로 조사해 6일 발표한 결과(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4.4%포인트)가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 ‘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므로 환영한다’는 응답이 61.3%, ‘북한의 위장평화 공세에 불과하므로 반대한다’는 응답은 31.3%였습니다. ‘모름·무응답’은 7.4%였습니다. 모든 지역과 모든 연령층에서 환영 의견이 더 높았습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그렇다고 김정은 위원장의 환영을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는 전혀 아닌 것 같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답방 환영 행사에 참여하는 인원이 수십명을 넘어서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행사장 옆을 지나는 사람들의 표정도 무덤덤한 편입니다.

나이 든 세대들이 사용하는 말로 “광화문에서 김일성 만세를 부른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광화문은 서울 시내 한복판, 김일성 만세는 북한 찬양의 상징입니다. 자신이 북한 공산주의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다는 의미입니다. 박정희 전두환 독재 정권 시절 그런 행동의 대가는 죽음이나 감옥행이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환영하는 단체가 자꾸 광화문에서 행사를 하는 이유도 바로 그러한 금기를 깨는 상징성 때문일 것입니다. 이들의 광화문 행사에 대해 유난히 비판적인 시각이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11월 9일 치에 이런 사설을 실었습니다.



[사설] 김정은 찬양조에 태영호 체포조까지 활개, 여기가 서울 맞나

좌파 13개 단체 회원 70여 명이 7일 서울 광화문에서 김정은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조직을 결성하고 "김정은"을 연호하며 "만세"를 외쳤다. 조직 이름부터 '백두칭송위원회'라고 했다. 남북 정상의 백두산 등정을 기념한다고 하지만 이들의 성향으로 볼 때 북한 김씨 왕조의 이른바 '백두 혈통'을 칭송한다는 의미도 더해졌을 것이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김정은 방한을 "자주 통일을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진정 어린 모습에 우리 국민 모두 감동했다"고 했다. '남조선에 김정은 위원장 숭배 열풍이 불고 있다'는 북 선전 기관 주장이 완전히 허구만은 아닌 듯하다.

'백두칭송위원회' 중 한 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은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를 지속적으로 겁박해 공개 강연을 막았다. 지난 8월 '태영호 체포 결사대'를 만들고 협박 전화와 이메일을 보내는 방법 등으로 태영호의 입을 막으려 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달 국회에서 "이들을 막을 현행법이 없다"며 신변 문제를 호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지난 6일 예정된 기독교 행사 강연을 취소했다고 한다. 북 주민을 노예로 짓밟는 독재자는 칭송받고 참혹한 북한 진실을 밝히려는 탈북자는 협박당하는 일이 백주에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다.

김정은은 사람을 고사총으로 박살 내 죽이고 이복형을 외국 공항에서 화학무기로 암살했다. 전 세계 사람이 그의 잔인함에 충격을 받았다. 북 주민 전체가 김씨 왕조의 노예이고 그 중 8만~12만명은 수용소에서 짐승 취급을 당하고 있다.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이 5년 연속 '책임자 처벌'을 권고한 것은 김정은의 본 모습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협상 상대인 김정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는 필요하다. 그러나 북핵 폐기를 위한 과정일 뿐이다. 우리가 자유민주 체제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김정은 집단을 칭송할 수는 없다. 더구나 김정은은 핵 포기와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조선일보> 사옥이 광화문에 있기 때문일까요? <조선일보>는 김정은 답방을 환영하는 사람들의 광화문 행사를 자세히 보도하며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케이비에스>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은 지난 4일 ‘위인맞이 환영단장’ 김아무개씨 인터뷰를 내보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답방을 환영하는 사람들이 왜 김정은 위원장을 환영한다는 것인지 그 이유를 직접 들어볼 기회였습니다. <케이비에스>는 그런 주장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의견도 함께 내보냈습니다. 결국 김아무개씨의 주장이 타당한지 부당한지는 시청자가 듣고 판단하면 되는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이른바 보수 세력은 과도하게 반응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띄웠습니다.



“엊그제 공영방송의 시사프로그램에서 소위 <위인맞이환영단> 소속 인사가 김정은 위원장을 일방적으로 찬양하는 인터뷰를 내보냈습니다.

김정은 찬양 일색의 이런 발언이 여과 없이 방영돼도 괜찮은지, 왜 하필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인터뷰가 나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환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청와대의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 북한 정권의 잘못은 불문에 부치고, 우리가 이렇게 환영하고 있으니 걱정 말고 서울 오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환영 일색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마치 김정은 위원장 답방을 온 국민이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로 보이게 말입니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공영방송이 이런 편협되고 문제 있는 내용을 유통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민으로부터 수신료를 받아 운영되는 방송 아닙니까. 어딘가와 교감이 있지 않고 이런 일이 가능할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듭니다.”(후략)



<중앙일보>는 7일 치 신문에 “방송의 공공성을 망각한 KBS ‘오늘밤 김제동’”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습니다. <동아일보>도 8일 치 신문에 “황당한 김정은 칭송 내보낸 KBS의 ‘오늘밤 김제동’”이라는 사설을 실었습니다.

이들의 논리는 <케이비에스>가 김정은 위원장 답방 환영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오늘밤 김제동’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의도적으로 인터뷰를 내보냈다는 것입니다.

그런가요? 언론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보도입니다. 언론의 인터뷰 내용을 그 언론사가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는 궤변입니다.

방송이 공정성과 공공성을 어겼는지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하면 될 일입니다. 인터뷰 하나를 가지고 “공영방송의 북한 찬양”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정치적 선동입니다.

그렇다면 이른바 보수는 김정은 위원장 답방에 대해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요? 아니 사실 따지고 보면 김정은 답방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른바 보수는 북한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한 아무런 대안도 없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책을 맹목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저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고 진단합니다. 첫째, 분단과 전쟁의 트라우마입니다. 둘째, 분단과 전쟁의 트라우마라는 명분 뒤에 숨은 기득권 세력의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입니다.

첫 번째 원인에 대해서는 길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북한 공산당에게 목숨과 재산을 빼앗긴 사람이나 집단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논리적으로 설득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들에게 북한에 대한 반감은 유전자에 각인된 본능에 가깝습니다.

중요한 것은 두 번째 원인입니다. 우리나라 기득권 세력은 친일-쿠데타-반공 구도에서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취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분단과 대립이 지속하여야 기득권 세력이 계속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북미관계 및 남북관계가 크게 개선되고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면 분단 기득권 세력의 기반이 통째로 무너지는 것입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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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정은 사실 북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승만-김일성, 박정희-김일성, 전두환-김일성 시대에 남한의 기득권 세력과 북한의 기득권 세력은 ‘적대적 공존’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남쪽이나 북쪽이나 독재자들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간첩 사건을 조작해서 사람을 죽였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전쟁 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체제를 수호한 남한의 반공투사들과 김일성-김정일 체제를 수호한 북한의 반제반미투사들이 과연 얼마나 다른 종류의 사람들이었을까요?

다 지나간 일의 책임을 따지려는 것은 아닙니다. 남쪽의 이른바 보수가 이제라도 분단 기득권 세력의 대열에서 이탈해 한반도 평화에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희망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분단 기득권 세력의 이해관계를 간파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실질적 제언을 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12월 5일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이 마련한 토론회에서 김정은 위원장 답방에 대해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꼭 실현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학습시키는 기회로 삼게 해야 한다. 김정은의 서울 답방이 이뤄지려면 김정은이 부담을 갖지 않도록 비핵화 문제는 연계하지 말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당시 수십만 (북한 주민) 인파의 환대를 받았다고 해서 우리도 인위적 분위기를 만들어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광화문 광장에서 백두칭송, 김정은 만세 소리와 함께 백두청산, 세습통치 반대의 목소리가 함께 울려나오는 자유민주주의 혼성 4부 합창단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질서와 가치관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경제 기적을 이룬 원동력이었다는 것을 김정은이 알게 해야 일당 독재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은에게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주고 핵을 포기하고 화해와 상생의 길을 걷게 하려면 서울 답방에서 김정은이 이를 인지하게 만들어야 한다.”



저는 태영호 전 공사의 이런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북한에서 탈출해 대한민국으로 망명한 뒤 그가 이제는 남한과 북한 체제의 차이점과 장단점을 어지간히 꿰뚫어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과거 골수 주사파였다가 북한 인권 운동가나 뉴라이트로 ‘전향’한 사람들이 국가보안법 7조(찬양·고무 등)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끈 일이 있습니다. 방문진 이사를 지낸 최홍재씨가 2011년 10월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과 ‘우파 재집권 전략-대한민국을 부탁해’라는 책을 냈습니다.



“제일 먼저 버릴 것은 ‘반공 권위주의’입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나라당 스스로 국가보안법 제 7조 찬양·고무죄를 폐지해야 합니다. 이는 과거 혁명운동 세력이 종북주의를 철회하는 것과 비슷한 사회적 의미를 지닙니다. 과거 혁명운동 세력이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노력했으나 알고 보니 종북주의였다’라고 선언한 것과 비슷하죠.

우파가 과거에는 민주주의 역량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에서 경제발전을 추진했기 때문에 권위적인 부분이 있었고, 공산주의의 위협에서 대한민국을 지키려다 보니 자유주의 원칙과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을 시인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국가보안법 제7조를 폐지함으로써 반공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자유민주주의라는 헌법적 가치에 충실하도록 진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 경제가 이만큼 성장했는데 왜 자유주의 원칙 앞에서 머뭇거립니까? 자유주의 원칙과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것이 바로 국가보안법 제7조입니다. 국가보안법 제7조를 폐지하면 대한민국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끌어안아 우정적 경쟁의 장으로 유도해낼 수 있습니다. 또 한나라당이 자유주의가 아니라 수구라는 이미지도 일거에 벗어버릴 수 있습니다.”



나성린 의원은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다른 법으로 대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언론의 자유 측면에서 수용할 수도 있으나, 나라를 전복시키려는 조직적 행동은 법적으로 다스릴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보안법 제7조의 전향적 폐지는 바람직하지만 분단국가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엄격한 법이 필요합니다.

이런 법은 통일 후에도 필요합니다. 국가 정체성을 위협하고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세력의 시도를 사전에 막아야 하니까요. 아무리 자유가 좋다 해도 공산주의화까지 허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최홍재씨는 이렇게 재반박했습니다.



“제가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자는 것은 공산주의를 선전할 자유까지만 허용하자는 것이지 폭력혁명을 용인하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폭력혁명, 사유재산 국유화,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인류에게 파멸적 불행을 가져왔습니다. 이를 폭력적으로 관철하려는 행동은 법으로 막아야 합니다. 그러나 공산주의를 생각하거나 이를 이야기할 자유는 있어야 합니다.

민주주의를 통해 사회주의를 실현하자는 것이 사회민주주의라고 보면 이런 이념과는 우정적 경쟁을 벌어야 합니다. 일반적인 사회라면 폭력혁명을 형법으로 다스릴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북한이라는 특수 관계가 있으므로 특별법 형식이 적절합니다. 현실적으로 내란죄를 적용하기도 어렵고 외환죄를 적용하려면 헌법을 바꿔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정일-김정은을 선전할 자유까지 문제 삼지 않되 그들과 연결돼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활동은 모두 처벌하자는 것입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며 나성린 의원보다는 최홍재씨의 주장이 훨씬 더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근 태영호 전 공사의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논리입니다.

북한 공산주의 체제에서 살아보았거나 북한 공산주의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들일수록 우리 체제의 우월함이 바로 다양성과 포용성에서 나온다는 점을 깨닫고 있는 것입니다.

마무리하겠습니다. 최근 여의도 정가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이 이뤄질 경우 김정은 위원장이 과연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할 수 있을지, 연설을 한다면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대한애국당 의원들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가 흥미로운 화제입니다.

그런데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김정은 위원장이 국회에서 연설하려면 먼저 국립현충원에 가서 헌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회 연설에 반대한다는 얘기나 다름이 없습니다. 자유한국당에서 그래도 합리적이라는 김성태 원내대표마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자유한국당은 김정은 위원장의 국회 연설에 찬성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근 대거 입당한 태극기 부대의 눈치를 살펴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국회 연설이 어찌어찌 이루어진다고 해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하거나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을 규탄하는 펼침막을 들고 구호를 외칠 수 있습니다.

걱정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답방과 2차 북미회담이 성사돼도 자유한국당과 보수 성향 신문 등 우리나라의 이른바 보수 세력이 동의하지 않으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은 험난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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