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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트럼프 수사 진척…러 브로커·성추문 입막음 추가로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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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수사에 속도가 붙으면서 트럼프 대통령 측이 또 다른 러시아 정치 브로커와 접촉하고 성추문을 은폐하기 위해 돈을 건넸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7일(현지 시각) AP·로이터·CNN 등에 따르면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근과 또 다른 러시아 정치 브로커가 접촉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뮬러 특검은 2016년 러시아가 트럼프 대선캠프와 내통해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고 있다.

또 뉴욕 연방검찰이 진행하는 ‘성추문 스캔들’ 수사도 진전됐다. 검찰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의 성관계를 주장하는 여성들에게 ‘입막음용 합의금’을 준 주체라고 지목했다.

뮬러 특검과 뉴욕 연방검찰은 각각 이런 내용을 담은 수사내용과 의견을 이날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뮬러 특검을 향해 "완전한 마녀사냥"이라는 트윗을 올리며 불만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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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이클 코언 변호사. /마이클 코언 트위터


◇ ‘러시아 스캔들’ 수사 상당히 진척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상당히 진행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뮬러 특검은 새롭게 또 다른 러시아인과 트럼프 대통령 측과의 접촉 사실을 인지했고, ‘기소 1호’인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의 허위 진술도 가려낼 정도라는 것이다.

뮬러 특검은 2015년 11월 한 러시아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이던 마이클 코언에게 ‘정부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제의했다고 밝혔다. 수사 기록에 따르면 이 러시아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와 트럼프 당시 대선 경선 후보의 만남을 제의했다. 코언에게는 정치·사업적으로도 획기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매너포트의 허위 진술도 지적했다. 특검은 매너포트가 수사에 협조하기로 한 뒤에도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된 콘스탄틴 클림니크와의 관계 등을 거짓 진술했다고 기재했다. 매너포트의 허위 진술은 총 5개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였을 때다. 2016년 러시아 스캔들로 알려진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 측 접촉보다 수개월 앞섰다. 이 러시아인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코언은 이 러시아인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알짜배기 땅에 100층에 달하는 ‘트럼프 타워’를 짓는 이른바 ‘모스크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뮬러 특검은 이 모스크바 프로젝트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로이터 등은 전했다. 코언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한 건 특검뿐만 아니라 의회가 진행하는 러시아 내통설 조사에서도 중요하다. 러시아 정부가 미 대선에 개입하려는 지속적인 시도를 한 시기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뮬러 특검은 코언이 모스크바 프로젝트에 관한 논의가 2016년 1월에 끝났다고 공개적으로 증언한 것도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적인 위증으로 보고 있다.

이를 두고 CNN은 "특검이 허위 진술을 가릴 수 있을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 러시아인 접촉에 관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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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용 합의금’과 관련해 마이클 코언 변호사와 논의한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공개했다.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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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추문 스캔들, 트럼프 지시로 ‘입막음 돈’ 줘

뉴욕 연방검찰이 수사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 스캔들 수사도 꽤 진척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검찰은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는 전직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퍼드(예명 스토미 대니얼스)와 성인 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캐런 맥두걸에게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입막음 돈을 줬다고 조사했다. 검찰은 이를 ‘선거자금법’ 위반으로 보고 있다. 2016년 대선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금품 지급이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코언은 지난 8월 이 혐의를 포함해 연방범죄 혐의 8건에 관해 유죄를 시인했다. 코언은 처음에 트럼프 대통령 편에 섰다가 러시아 스캔들뿐만 아니라 성추문 스캔들의 주요 목격자로 태도를 바꿨다. 지난 7월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코언의 비밀 대화 테이프를 입수해 합의금을 건넨 건 코언의 단독 행동이라고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도 당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보도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전해진 수사기록을 반박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수사기록은 내통과 관련한 게 아니다. 매너포트는 거의 로비와 관련한 문제에 종사한 인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언 사건 수사기록도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가치가 있는 것들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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