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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 (토)

글로벌 초연결사회의 재앙인가… 日·英 등 11개국 대형 통신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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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슨 소프트웨어' 고장에 세계 8000만명 휴대폰 먹통

6일 통신 장비업체 에릭슨의 소프트웨어상의 문제 하나가 일본과 영국 등 전 세계 11개국에서 8000만명의 휴대폰을 먹통으로 만들었다. 이 사고는 휴대폰을 이용한 통화 불통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데이터 전송과 모바일 결제도 전면 중단돼 대혼란을 초래했다.

일본에서는 6일 오후 1시 39분부터 6시 4분까지 4시간 25분간 이동통신사 소프트뱅크의 통화 및 데이터 통신이 전면 중단됐다. 소프트뱅크와 계열사의 저가 휴대폰 'Y모바일' 등을 사용하는 4000만명이 통신 장애를 겪으면서 곳곳에서 혼란이 발생했다.

소프트뱅크 이용자들은 병원 구급차를 부르거나 경찰에 신고할 때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어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했다. 항공기 탑승이나 콘서트 입장에 활용하던 QR코드 사용도 중단됐다. 휴대폰의 지도 서비스를 활용할 수 없게 된 이들이 파출소를 찾거나 공중전화 박스를 이용했다고 NHK방송은 보도했다.

영국에서도 같은 시각에 대형 통신업체인 O2 고객 등을 포함, 3200만명의 휴대폰이 불통됐다. O2를 사용하는 2500만명과 자회사인 기프가프 등을 사용하는 700만명이 장시간 휴대폰을 이용할 수 없었다. O2 통신망을 이용하는 런던교통공사의 버스, 지하철의 출발·도착 시간표 업데이트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 사고는 에릭슨이 올해 통신망에 설치한 소프트웨어에서 이상이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소프트뱅크는 7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도쿄와 오사카의 통신 센터에 설치된 에릭슨사의 '패킷 교환기(packet switching machine)'가 이상을 일으켜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에릭슨으로부터 이번 사고가 11개국의 휴대폰 사업자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잘못된 소프트웨어 하나가 수천만 명이 불편을 겪는 대형 통신 장애를 일으키는 초연결사회의 위험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7일 이번 통신 장애를 중대 사고로 규정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일본 정부는 소프트뱅크 이용자들이 오랜 시간 동안 피해를 본 이상, 행정지도를 포함한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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