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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IF] "유력한 우주 암흑물질 후보 '윔프'… 검출 실험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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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우주 암흑물질에 대한 논란을 한 단계 정리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암흑물질은 우주의 27%를 차지하는 미지의 물질이다. 전 세계 과학자들의 노력에도 아직 정체를 밝히지 못하고 있어 찾기만 하면 노벨상감이라고 불린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지하실험연구단이 이끄는 국제공동연구단은 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인 윔프(WIMP) 입자 신호를 포착했다는 이탈리아 연구진의 실험을 재현했지만 윔프 신호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윔프의 흔적을 발견한 곳은 이탈리아 그랑사소 입자물리연구소가 유일하다. 이 연구소는 1998년부터 윔프 신호 포착 실험을 하고 있다. 윔프 입자 검출기는 다른 우주 입자들을 차단하기 위해 수백m 지하 깊숙한 곳에 설치한다. 80t 규모 검출기에는 벽돌 두 개 크기의 요오드화나트륨 결정 덩어리가 들어간다. 암흑물질이 요오드화나트륨 결정을 이루는 원자핵과 정면으로 충돌할 때 나오는 신호를 포착하는 방식이다.

조선비즈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원들이 강원도 양양 양수발전소 지하 700m에 있는 실험실에서 암흑물질 검출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주완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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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아직 이탈리아 연구진의 실험을 검증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암흑물질 검출에 쓴 고순도 요오드화나트륨 결정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IBS 연구진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검출기를 이용해 2016년부터 강원도 양양의 지하 700m 깊이 실험실에서 검증에 나섰다. 하창현 IBS 지하실험연구단 연구원은 "2016년 10월부터 12월 말까지 측정한 결과 이탈리아 연구진의 주장대로라면 1200개 정도의 윔프 신호가 검출돼야 하는데 한 차례도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이탈리아 연구진의 실험에 대한 검증이기 때문에 다른 암흑물질에 대한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하 연구원은 "앞으로 수년 동안 더 검출 실험을 해야 암흑물질의 미스터리가 풀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은 지난 3일 미국과 유럽의 중력파 검출 시설인 '라이고(LIGO)'와 '비르고(VIRGO)'에서 한국 연구진이 포함된 국제 공동 연구단이 새로운 중력파(重力波) 4건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중력파는 우주에서 별 폭발과 같은 거대한 사건이 발생할 때 중력 에너지가 물결처럼 퍼져 나가는 현상을 말한다. 2017년 노벨 물리학상이 라이고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이번 발표로 2015년 9월 12일 중력파 첫 검출 후 이제까지 발견된 중력파는 총 11건으로 늘었다. 이 중 지난해 7월 29일 검출된 중력파는 가장 멀고 무거운 블랙홀 충돌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략 태양 질량의 5배의 에너지가 블랙홀로 변환됐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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