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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靑 민정수석실 특감반 전원 교체… 직원 비위에 초유의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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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선 “근무시간에 단체 골프 쳤다”

청와대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특감반) 전원을 교체키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을 상대로 수사 상황을 캐물었다가 적발된 특감반 직원 외에 다른 직원의 비위 혐의가 파악되면서 고강도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공직사회 적폐청산을 담당하는 특감반이 비위 행위에 연루되면서 청와대의 공직기강 해이가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조국 민정수석은 이날 공직기강비서관실로부터 특감반의 비위 관련 최종 조사 결과를 보고 받았다. 조 수석은 이와 관련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이미 검찰에 복귀한 특감반원 외에 부적절한 처신과 비위 혐의가 있는 특감반 파견 직원을 소속 기관으로 돌려 보내고, 소속 기관이 철저히 조사하고 징계할 것을 요구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조 수석은 또 “특감반에 대한 감찰 결과 비위 행위와 관련 없다 하더라도 특감반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공직기강을 바로 잡기 위해 특감반장을 비롯한 특감반원을 전원 교체할 것”을 건의했다고 한다. 임 실장은 조 수석의 건의를 수용하고 즉각 관련 절차를 밟을 것을 지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특감반원 전원은 이날 오후 6시 원 소속 기관으로 복귀했다.

앞서 청와대는 28일 특감반에 파견 나온 수사관 김모씨가 지인이 연루된 뇌물 수사 진행 상황을 경찰에 캐물었다가 적발돼, 검찰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수사관 외에 부적절한 처신과 비위 혐의가 있는 직원이 드러나자 원대 복귀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특감반 비위 문제에 연루된 자가 복수냐’는 질문에 “숫자나 혐의에 대해 밝히기 곤란하다”며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감찰을 통해 특감반 일부 직원들이 근무 시간에 단체 골프를 친 사실을 파악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부 직원이 다른 특감반원에게 골프 향응을 제공했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청와대는 “주중 근무시간 골프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다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감찰 내용은 대외 비밀”이라고 말을 아꼈다.

특별감찰반은 고위 공직자와 공공기관 직원을 감찰하는 조직으로 경찰, 감사원, 국세청 등 주요 사정기관에서 파견 나온 20여명으로 구성됐다. 조국 수석, 검사 출신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지휘하며 이인걸 선임행정관이 반장을 맡아 왔다. 경호처 직원의 시민 폭행,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에 이어 특감반의 비위 문제가 불거지면서 청와대 공직기강이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사건의 최종책임은 특감반 관리에 실패한 조국 수석에 있다”고 비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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