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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행복하고 생산적인 일터를 만드는 리더의 행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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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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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217] 지난 9월 혁신 콘텐츠 기획사 '화제인'은 '행복한 일터의 비밀'을 주제로 '콘퍼런스 창 2018'을 개최했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마크 밀스타인 미국 UCLA 생화학 박사는 매일경제 비즈타임스와 인터뷰하며 "직원이 자신의 제안이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행복감을 준다"고 말했다.(9월 28일 C4면 보도)

그러나 직원의 행복은 자율성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리더의 행동 역시 직원 행복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리더가 무슨 행동을 해야 직원 행복이 커지고 더 생산적인 직장이 만들어질까.

일터의 행복과 생산성을 높여주는 전략을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회사 세마카 파트너스(Semaca Partners)의 대표 조 허시는 최근 이에 대해 경영전문지 'Inc.'에 'This 1 Act of Gratitude Will Make Your Workplace Happier and More Productive'라는 제목으로 기고했다. 그가 제안한 리더의 행동은 단순하면서도 효과 만점이다. 바로 리더가 직원들에게 감사 손 편지를 쓰는 것이다.

일하기도 바쁜데 직원들에게 직접 손 편지를 쓰라니. 국내 경영자들에게는 받아들이고 실천하기 힘든 조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해외 경영자들은 이를 실천해왔다. 대표적 인물로 캠벨수프의 전 최고경영자(CEO) 더글러스 코넌트가 있다. 그는 재직 중 직급을 불문하고 직원들에게 손 편지를 썼다. 그가 쓴 편지의 양은 약 3만통에 달한다. 인드라 누이 전 펩시코 CEO는 한발 더 나아가 펩시코 임원들의 부모님에게 손 편지를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리더가 손 편지를 쓰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조사에 따르면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단순한 행동'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예로, 한 연구조사에서 연구 대상자들은 10주 동안 감사한 것을 적었다. 그 결과 본인 인생을 더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감사를 표하면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 미국 와튼스쿨 연구진이 진행한 한 연구는 이를 증명한다. 연구진은 와튼스쿨의 기부 모금자들을 대상으로 리서치를 했다. 모금자들이 학교의 기부 모금부서 디렉터(director of annual giving)에게 감사의 말을 들었을 때와 감사의 말을 듣지 않았을 때 생산성은 확연히 차이가 났다. 감사의 말을 듣지 않았을 때보다 감사의 말을 들었을 때 모금 전화를 50% 더 많이 돌렸다.

그렇다면 리더들은 감사 손 편지 작성을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허시 대표가 한 헬스케어 서비스 업체에서 이에 대한 의뢰를 받았을 때 그는 다음과 같이 시간을 보내라고 조언했다. 우선 임원들은 2주 동안 '감사 챌린지(gratitude challenge)' 기간을 보냈다. 해당 기간 임원들은 매일 일어나서 자기 자신 혹은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친 사람들의 이름을 썼다. 그리고 해당 이름 옆에 그 사람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지, 또 왜 그 행동이 중요했는지 적었다.

이후 허시 대표는 작성한 리스트에 있는 사람들에게 각각 10~15분 동안 감사 편지를 쓰라고 말했다. 이때 한 임원은 그의 비서에게 '정해져 있는 일정을 잘 맞출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적었다. 다른 사람은 데드라인에 맞춰 세일즈 피치를 준비하기 위해 주말 근무를 한 영업팀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예쁘게 포장된 손 편지는 편지를 쓴 임원들이 직접 편지의 주인공들에게 전달했다.

이후 허시 대표가 해당 임원들과 이야기한 결과 그는 리더들이 쓴 손 편지가 전달된 것에만 그치지 않고 사내에 '감사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한 예로 마케팅팀 일부 팀원들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동료에게 감사한 점을 적어낼 수 있는 '감사 박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박스 안에 있는 내용들이 주간 회의에서 읽히며 이렇게 공개적으로 누군가에게 감사한 점을 얘기하게 됨으로써 직원들은 서로에게 더 선행을 베풀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러면 리더가 쓰는 감사 손 편지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면 좋을까. 허시 대표는 의미 있는 감사 편지는 세 가지 질문에 답한다고 설명했다. 첫째, 편지 대상자가 어떻게 리더를 도왔는지다. 허시 대표에 따르면 "가장 마음에 와 닿는 내용은 구체적인 내용의 감사"다. 감사 편지를 쓸 때 리더들은 감사의 대상자가 무엇을 했길래 리더 스스로 편지를 쓰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일반적인 내용이 아닌 마음을 다하는 감사의 편지를 써라.

둘째, '감사의 대상자가 해당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에 대한 내용을 담아라. 리더들은 해당 사람이 없었더라면 일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생각하고 그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편지를 쓰라는 것이 허시 대표의 조언이다.

셋째, '왜 이 일이 중요했는지'다. 누군가가 도움을 줬을 때 리더만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다. 주위 다른 사람 역시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감사의 대상자에게 그 사람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어떤 이득을 봤는지 말하면 편지를 받는 사람도 더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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