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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문화재의 향기] 기사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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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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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는 70세 이상, 정2품 이상 직책을 가진 원로 고위 관료를 우대해 ‘기로소(耆老所)’라는 예우 기관을 두고 있었다. 보물 제929호로 지정된 ‘기사계첩(耆社契帖)’은 지난 1719년에 4월17일과 18일에 열린 기로소 행사 장면을 그린 화첩이다. 당시 숙종은 59세로 기로소에 들어갈 시기가 된 것은 아니었으나 태조 이성계가 70세가 되기 전 60세로 들어간 전례에 따라 입소했다. 궁중화원에게 의뢰해 제작한 이 계첩은 오늘날의 기념사진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통 참석 인원수대로 제작해 각각 나눠 갖는 것이 풍습이다. 전체 모임 장면과 참석자들의 초상화, 축시와 회원 명부 등 총 50면으로 이뤄져 있다. 참석자 초상화를 그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최종 완성은 1720년에야 이뤄졌다. 숙종 때 총 12부를 만들었으나 현재 전하는 것은 3부다. 계첩에 수록된 그림은 화려한 채색과 섬세하고 절제된 묘사, 명암법을 적절하게 사용해 사실성이 돋보이는 얼굴 표현 등이 조선 후기 ‘궁중행사도’ 중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첩의 마지막에 담당한 도화서 화원 김진여·장태흥 등 실무자들의 이름이 기록된 것도 이례적이다. 18세기 이후 조선 시대 궁중회화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인데다 보존상태와 완성도가 높아 최근 문화재청은 ‘기사계첩’의 국보 승격을 예고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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