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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예산 깎으면 시설 한부모 아이들 고아원…” 울먹인 기재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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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회 예결위, 여가부 예산 심사

시설 한부모 가정에 ‘돌보미’ 제공 61억 올라와

한국당 송언석 “전액 삭감해야” 주장에

김 차관 “이례적 증액에 배경이 있다” 읍소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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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는 지금 예산 심의가 한창이다. 일요일인 25일 저녁 국회 예산결산특위 소위원회에선 여성가족부 예산을 심사했다. 여성가족부는 ‘한부모 가족 복지시설 지원’ 사업 가운데 ‘시설 아이 돌봄 서비스 지원’ 사업 예산 61억3800만원을 신규로 올렸다. 미혼모 등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 취업 등 자립하려 할 때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정부의 아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그동안 시설 운영비에서 비용을 부담하거나 한부모가 개인적으로 비용을 내왔다. 이에 정부는 이 비용을 재정으로 지원하되, 집에 머무는 한부모가 신청할 경우 돌보미가 1명의 아이를 봐야하지만 아이들이 모여있는 시설의 경우 그 장점을 살려 3명을 돌볼 수 있게 새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거기에 드는 비용이 내년에 61억원가량이다. “기존엔 이혼이나 사별로 인한 한부모가 많았다면 최근엔 젊은 미혼모가 늘어나 어린 아이를 돌봐줄 돌보미가 더 필요해졌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한부모 가운데 시설 입소자는 경제적 상황이 매우 어려운 이들로 여겨진다. 지난해 말 기준 시설에 입소 한부모 가정은 1554세대에 이른다.

예결위에 올리기 전, 담당 상임위에서는 17억1900만원을 감액하고 나머지 금액은 편성하는 데 합의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 예결위 위원인 송언석 의원이 61억원 전액을 삭감하자고 의견을 냈다. 송 의원은 예결위 소위 위원이기도 하다. 이날 소위에서 송 의원은 ‘전액 삭감’ 의견을 강하게 제기했다.

“그동안 시설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걸 갑자기 국가에서 해주겠다고 하는데, 물론 어려운 환경과 상황에서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엔 근본적으로 동의를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곤란합니다.”

이에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이 읍소했다.

“한부모 시설에 영아가 1000명 정도인데 대부분의 한부모는 양육과 생계, 가사에서 삼중고에 시달립니다. 이 시설에서 이 분들이 일하실 수 있도록 아이돌보미가 있으면 좋은데, 아이돌보미가 없을 때 (아이들이) 시설에 거의 방치되는 상황입니다. 시설에 아이돌보미를 파견할 때 일정 비용 지방과 매칭해서 하는 사업입니다.”

송 의원이 재차 반박했다.

“복지 시설이 다양한 유형이 있잖아요. 국가가 한 번 들어가기 시작하면 다른 유형의 기관 시설에도 계속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감액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재정부도 동의하시죠?”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담당하는 차관은 김용진 2차관이다. 예산 심사 과정에서 발언을 최소화해왔던 김 차관이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한부모 시설의 경우 재정 당국에서 이례적으로 굉장히 증액의 증가폭을 높게 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가 도입되는 것인데요. 그 배경이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김 차관은 울먹였다. 한 여당 관계자는 “목소리가 떨렸다”고, 다른 관계자는 “김 차관이 ‘울먹울먹’했다”고 전했다.

“한부모 가정, 다른 말로 하면 미혼모 시설인데요. 실제 저희 직원들이 방문을 했는데 공통적인 현상이 한부모 시설에 있던 아이가 나중에 보면 고아원에 가게 되고요, 고아원에 가면….”

송 의원이 다시 나섰다. 그는 지난 정부때 김 차관의 자리, 즉 2차관을 맡았다.

“잠깐만요. 충분히 이해하고요. 저도 현직 차관에 있을 때 방문도 했고 봉사도 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그런데 재정 운영을 볼 때 개별적으로 호의적인 감정적인 감성적인 그런 부분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차후에 영향을 미치는 점에서 중요한데요.”

듣고 있던 여당 의원이 나섰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우리 사회 구조에서 가장 취약하고 어려운데 예산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한데요. 미혼모 시설에 (아이들이) 방치돼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예산을 깎아서 예산에 균형을 이루면 우리가 무엇때문에 예산을 하고 정치를 하는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충분히 동의하지만,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건 비정해 보입니다.”

‘비정’이라는 표현이 한국당의 심기를 건드렸다.

“말을 어떻게 그렇게 합니까.”(송언석)

“(시설 한부모 예산이 아닌)다른 데서 적극적으로 삭감하는 게 어떤가요.”(박찬대)

“송언석 의원이 따뜻한 마음이 없다고, 비정하다고 하는 건 납득할 수 없습니다.” (예결위 한국당 간사 장제원 의원)

“비정하다는 말은 취소해주세요.”(송언석)

“송 의원 개인을 지적한 건 아니잖아요.” (박찬대)

“이 자리에서 논의하는 게 한 건 한 건 안 아픈 게 없어요. 다 사연이 있어요.”(송언석)

“그건 송 의원 생각이고요.”(박찬대)

“보세요!”(송언석)

결국 이 예산은 17억원가량 삭감하자는 상임위의 안을 수용하는 가운데, 최종 결정은 예결위원장과 각 당 간사간 협의 자리인 ‘소소위’에서 하기로 ‘보류’됐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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