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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마켓뷰] 코스피 외면하는 외국인…코스닥 떠나는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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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19거래일만에 각각 2100선과 700선을 회복했던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하루만에 다시 주저앉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엿새째 팔았고, 코스닥시장에서는 기관이 15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간밤에 크게 흔들린 미국 기술주와 전세계 투자심리를 여전히 위협 중인 미·중 무역갈등 이슈도 갈 길 바쁜 한국 증시의 발목을 붙잡은 요소로 작용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슈로 얼어붙었던 제약·바이오 영역은 잇딴 희소식에 점차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11월 내내 코스닥 팔아치운 기관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86%(17.98포인트) 떨어진 2082.58에 장을 마쳤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685억원, 897억원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이 2529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달 13일부터 6거래일째 ‘팔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 기간 외국인은 총 9714억원어치를 처분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1.61%(11.32포인트) 내린 690.8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나홀로 2404억원어치를 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51억원, 1580억원 순매도했다. 특히 기관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총 1조1389억원 순매도하며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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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업종별로 보면 통신업과 전기가스, 보험, 은행, 금융업 등이 전날 대비 오름세를 보였으나 전기·전자, 운송장비, 제조업, 화학 등은 약세를 기록했다. 이중 전기·전자는 2.31% 떨어지며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간밤에 미국 주식시장에서 애플 등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흔들린 여파가 한반도까지 덮친 것으로 보인다.

이 영향으로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전 거래일보다 각각 1.95%, 3.30% 떨어진 상태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기(009150)(4.80%), #삼성SDI(6.07%), LG전자(1.54%), LG이노텍(4.46%) 등도 줄줄이 파란불(하락세)을 켰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현대차도 눈에 띄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 회사는 전날보다 3.94% 하락한 9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에 신규 공장을 설립했음에도 판매 증가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발표에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종가 기준 현대차 주가가 10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졌던 2009년 12월 이후 약 9년만이다.

그림자가 드리운 기술주와 달리 제약·바이오 영역에서는 희소식이 잇따라 전해졌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에 침체되는 듯했던 제약·바이오주 업종은 일부 기업의 임상시험 성공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승인, 신약 기술 이전 등의 호재에 분위기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현대약품이 ‘대사성 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용 복합 제제’에 관한 호주 특허권을 취득했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19.48% 급등했다. 전날 미국 제약사 먼디파마의 일본법인과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에 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코오롱생명과학은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2.66% 상승한 채 마감했다.

또 인트론바이오##는 이날 총 계약금액 6억6750만달러(약 7526억원) 규모의 슈퍼박테리아 바이오신약 ‘SAL200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데 힘입어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4일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거래정지를 결정한 뒤 섹터 내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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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갈등 우려 여전

증시 전문가들은 수개월째 한국 증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 이슈가 당분간 부정적인 영향력을 계속 발휘하며 시장 참여자들의 경계심리를 자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 경제연구기관인 ‘이콘폴 유럽’은 19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미국보다 관세비용을 더 많이 치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중국의 중간재 의존도가 높은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동반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또 전날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에 따르면 미국은 인공지능(AI), 로봇 등 14개 신기술 분야를 검토해 조만간 수출 규제 리스트를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BIS 발표는 미국의 가장 강력한 기술수출 규제 정책으로,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요청은 중국의 ‘제조 2025’에 대한 미국의 규제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기자(mj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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