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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치킨값 기습 인상 BBQ, 속내는 본사 재료비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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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들 요구로 인상 결정 말하지만…본사, 향후 생닭·기름 올릴 가능성

점주들 불만 줄이기 ‘꼼수’ 지적도



경향신문

대표 제품인 ‘황금올리브’를 비롯한 주요 치킨 가격이 1000원, 2000원씩 기습 인상된 첫날인 19일 서울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BBQ 매장 앞.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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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3위 업체인 제너시스BBQ가 19일 제품값을 1000원, 2000원씩 기습 상승한 것은 본사의 재료비 인상에 따른 가맹점주들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꼼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BBQ에 연일 구설수가 끊이질 않는 이유는 ‘국민간식’ 치킨의 인기에 힘입어 성장했으나 그에 걸맞은 기업문화를 갖추지 못해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BBQ의 일부 점주들은 본사가 점주들의 동의 없이 치킨제품 3종 가격을 1000원, 2000원씩 인상하면서 동시에 점주들에게 받는 올리브유·신선육·파우더의 공급가격까지 올리려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이번 가격 인상이 본사의 재료비 인상에 따른 가맹점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조치라는 주장도 나왔다. 점주들이 요구해 치킨값을 올렸다는 핑계를 대며 재료비를 올려잡았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부담은 소비자와 점주가 나눠지고 본사는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 된다. 한 점주는 “본사에서 올리브유 가격을 5000원 인상하겠다는데, 부가세를 포함하면 이미 기름 한 통에 13만원이 넘는다”고 토로했다.

이에 BBQ 관계자는 ‘오해’라고 해명했다. “인건비나 임대료 등이 오르면서 일부 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가 계속돼 왔고, 가맹점 대표들이 있는 동행위원회와 지난주 논의해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면서 “일부 점주들은 인상안에 반대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재료비 인상은 점주들의 오해이며 본사는 인상 방침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는 치킨값은 올렸지만 재료값은 현 가격을 당분간 동결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다수 점주들은 향후 본사가 기름이나 생닭 가격을 올릴 가능성을 제기했다.

BBQ는 지난 15일에는 윤홍근 회장이 아들의 미국 유학비용을 회삿돈으로 댔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와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회사 측은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보도 내용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악의적인 제보에 근거한 허위사실이라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아들 혜웅씨에게 수천억원 가치를 지닌 회사 전체를 사실상 넘기면서 세금은 약 50만원만 냈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불렀다. 내부거래를 통해 ‘가족회사’의 덩치를 키운 뒤 이를 지배하는 지주회사를 만드는 방식이다.

내부 임원진도 흔들리고 있다. 윤학종 BBQ 대표는 지난달 31일 돌연 사임했다. 최근에는 홍보 임원 2명도 연이어 회사에 사표를 냈다. 회사 측은 ‘일신상의 이유’라고만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BBQ 주최 콘서트에 아이돌그룹 ‘엑소(EXO)’가 출연한다고 홍보를 했다가 섭외가 무산되면서 팬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최근에는 경쟁업체인 bhc가 자사 정보를 빼돌렸다며 1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BBQ에 제기하면서 또다시 법정 다툼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BBQ의 사업 규모는 커졌지만 여전히 내부 의사결정 구조를 비롯한 시스템은 이에 걸맞게 성장하지 못한 과거식에 얽매여 있다”며 “가맹점주들과의 소통 방식에 근본적인 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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