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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Startup’s Story #443] 스무 번 실패하면 스물한 번 도전해버린다, 페달링 공대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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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링주식회사(이하 페달링)의 공대선 대표는 스물여덟의 나이에 스무 번의 실패를 경험한 창업가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과외 분야의 창업을 시도해보길 여러 번, 억대 빚도 져가면서까지 노력해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씁쓸한 결과뿐이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쯤하고 다른 길을 찾지 않았을까? 수많은 실패를 통해 ‘빨리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법을 배웠다’는 이 젊은 창업가는 이번엔 성인 교육 시장으로 눈을 옮겨 ‘클래스101‘을 내놓았다.

취미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클래스101은 지난 3월 정식 출시 이후 7개월간 누적 방문자 50만 명을 기록했다. 강좌를 여는 작가들에게는 총 14억 원의 정산액을 지급하며, 이른바 스타 작가들을 탄생시키고 있다. 페달링 팀의 스물한 번째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공대선 대표를 만나 그들의 ’20전 21기’ 이야기를 들어봤다.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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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링주식회사 공대선 대표



스무 번을 실패하셨다고요.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시작해서 과외 분야에서만 20개 정도의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과외비 송금 서비스부터, 그룹 과외 서비스, 공간 대여 사업까지 안 해본 게 없었죠. 과외 선생님, 학부모, 학생이라는 세 주체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사업이라서 어려움이 많았죠. 저 개인적으로도 억 대 빚을 졌고요. 작년 11월에 가만히 앉아있는데, 팀원 한 명이 제게 오더니 ‘형, 이제 다해본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요. 과외나 개발 외주를 해서 빚을 갚아야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던 와중에, 마지막 딱 한 번만 더 해보자고 해서 나온 게 클래스101이예요.

마지막 도전인 ‘클래스101’은 어떤 서비스인가요.

기존에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던 취미 클래스를 온라인으로 옮겨온 서비스입니다. 온라인 수강생들은 교육 영상과 동시에 필요한 준비물을 키트로 받아볼 수 있고요. 실크스크린, 자개, 캘리그라피 등 현재 60여 종의 다양한 강의가 진행되고 있어요.

지금의 모델을 만들기까지 시행착오도 있었을 것 같아요.

원래는 유튜브 동영상 큐레이션 서비스로 기획을 했었어요.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다양한 강의를 짧게 편집해서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한 서비스였죠. 한 달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각각 1만 다운로드를 넘기는 등 꽤 인기를 얻었어요. 그런데 데이터를 들여다보니 엉망이더라고요. 사용자들이 영상을 끝까지 시청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재사용률도 떨어졌어요. 저희 팀에게는 거의 첫 성공이나 다름없는 사업 모델이었는데, 또 바꿔야 하나 고민이 많았죠. 그러다가 올해 1월에 텀블벅을 통해 온라인 바리스타 클래스를 만들겠다고 올렸어요. 선생님도 섭외 안 된 상태에서, 일단 시장 수요를 보려고 무작정 올려본 거죠. 그때 300만 원어치가 팔렸어요. 거기서 가능성을 봤죠. 나중에 데이터를 보니 75%의 수강생이 클래스를 완주했더라고요. 3월에는 반려동물 증명사진 클래스를 열어 2천만 원어치를 팔았습니다. 그렇게 지금의 모델을 만들어왔어요.

굉장히 린(lean)하게 접근하셨네요.

실패를 통해 배운 게 그것이거든요. 빨리, 작게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것. 다양한 실패를 경험하면서 시장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렇게 지난 3월에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고, 9월에는 작가들에게 지급한 총 정산액이 억대를 넘었습니다. 가장 많이 번 작가님은 1억5천만 원을 벌었고요. 현재 클래스가 60개인데 두세 달 동안 평균적으로 작가님 당 5천만 원 정도를 정산해드렸어요.

과거 과외 교육 서비스를 만들 때와, 클래스101을 만들 때의 태도나 접근 방식의 차이가 있었나요.

저희 팀은 달라지지 않았는데, 시장을 입시 시장에서 성인 교육 시장으로 바꾸니까 성과가 나기 시작했어요.

클래스101의 서비스 질은 사실상 작가진의 수준에 달려있다고 봐요. 작가들을 플랫폼으로 데려오는 과정이 어렵진 않았나요.

아무 수치가 없는데 함께해주신 은인 같은 작가님들이 계세요. 모르는 분이어도 무조건 이메일을 열심히 보냈습니다. 사실 온라인 취미 교육 서비스 자체를 국내에서는 저희가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보니까, 설명해드려도 의아해하실 때가 많아요. 필요한 재료가 엄청 많은데 어떻게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는지, 이미 공방을 잘 운영하고 있는데 온라인 클래스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물으시는 경우가 많죠.

작가들에게는 클래스101이 온라인 마케팅 채널 역할도 톡톡히 해줄 것 같아요.

영상 한 번만 찍으면 계속해서 수강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기도 하고요. 또 오프라인에서 한 번 클래스를 여는 것보다, 저희 플랫폼 통해서 강좌를 여시는 게 훨씬 더 큰 수익을 가져가실 수 있기도 해요. 저희는 그분들의 유명세나 명예를, 돈으로 전환해드리는 역할이라고 말씀드려요 . 페달링 팀은 작가 영입, 플랫폼 개발이라는 두 개의 큰 축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온라인으로 취미 교육을 하는 서비스가 클래스101 뿐인 건가요?

저희랑 같은 접근을 하는 기업은 없어요. 키트 중심의 커머스 사업을 하는 하비인더박스 등이 있긴 하지만요. 매출도 내고 있고 디캠프에서 개최하는 디데이 행사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저희 사업 모델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분들이 많아요. 당시 한 투자자도 ‘메가스터디는 대학 가려고 보고, 영단기는 취직하려고 보는데 클래스101은 뭐 때문에 봐야 하냐’고 물으시기도 하셨죠. 솔직히 저도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아직까지 저희는 ‘우리가 사고 싶은 상품’을 만드는 것 뿐이에요. 클래스101의 주요 고객층이 저희 팀과 연령대가 거의 일치하거든요. 20~30대 여성분들이 가장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만나고 싶어 하는 작가진도 비슷하고요. 고객과 저희 팀의 수요나 관심사가 일치한달까요.

작가진은 주로 어느 채널을 통해 발견하나요.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등을 통해 많이 찾고 있어요. 또 트레져헌터나 샌드박스네트워크와 같은 MCN 기업과도 협업해, 거기 있는 크리에이터분들도 모시고 있습니다.

작가들을 섭외하면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요.

아직까지는 제가 직접 작가들을 일일이 만나고 있어요. 이렇게 끊임없이 창업하는 저도 보통은 아니지만, 작가님들은 정말 그 일을 사랑해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하고 계신 분들이 많거든요. 존경스러워요. 한 번은 우드카빙 클래스를 하시는 작가님을 뵈러 공방에 찾아간 적이 있어요. 나무 깎는 기계가 아주 비싸 보이길래, 구매하실 때 부담은 안 되셨는지 여쭤봤죠. 그랬더니 ‘더 좋은 거 사고 싶었는데 아쉬웠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부끄러웠어요. 저희 작가님들은 사랑하는 일을 하기 위해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도 감수할 만큼 열정이 있는 분들이거든요. 작가가 사랑하는 일을 계속하며 살 수 있도록 돕는 회사로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작가와의 수익 분배는 어떻게 되나요.

보통은 수수료 모델인데, 저희는 정액제로 수익을 나누고 있어요. 작가들에게 클래스 당 일정한 금액을 정산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정식 출시부터 지난 9월까지 월매출은 45배 성장했습니다. 아직 영업이익은 적자입니다.

투자 유치 계획이 있으신가요.

지난 6월 네이버 스프링캠프로부터 5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9월에는 팁스(TIPS)에 선정되어 5억 원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받았고요. 오는 연말에 추가 투자 유치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페달링의 단기, 중장기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단기적으로는 1억 이상의 월 매출을 올리는 작가들 네 명을 탄생시키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작가들이 클래스101 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어요. 일본과 동남아 진출에도 도전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취미 교육 플랫폼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글: 정새롬(sr.jung@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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