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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인터뷰] "인공방광 수술, 환자 삶의 질 높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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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장.. 인공방광수술 최고 권위자
수술후 가벼운 등산 등 가능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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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은 '인공방광' 밖에 없다."

지난 15일 서울 목5동 소재 이대목동병원에서 만난 이동현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장(사진)은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 수술 후 환자의 삶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인공방광수술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다. 지난 1996년부터 인공방광 수술에 관심을 갖고 지금까지 730건이 넘는 인공방광 수술을 진행했다. 지난 2015년 11월에는 국내 유일의 인공방광센터를 개소했고 최근 3년 만에 확장 개소했다. 환자들이 이 센터장을 많이 찾자 센터를 확장한 것이다.

방광암은 비뇨기에 생기는 암 중 발생 빈도가 가장 높고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방광암 환자들은 암 뿐만 아니라 방광을 절제한 후 죽을 때까지 배 바깥에 소변 주머니를 차야 한다. 이에 운동을 할 수도 없고 날씨가 더운 여름에는 냄새 때문에 외출하기도 힘들다.

인공방광수술은 환자 소장의 60cm 가량을 이용해 새로운 방광을 만들어 정상적으로 소변을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수술이다. 수술 후에는 정상적으로 소변을 볼 수 있고 가벼운 등산이나 골프, 성생활도 가능하다. 미관상으로나 기능면에 있어서 인공방광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방광암 중 75~85%가 표면에 암이 발생하는 '표재성 방광암'이며 10~15%는 근육까지 침범한 '근육침범 방광암', 5%는 다른 곳까지 전이된 '전이성 방광암'이다. 표재성 방광암은 종양의 완전 절제가 가능하지만 근육침범 방광암으로 재발율이 45%까지 달한다. 근육침범 방광암은 잘 전이돼 방광적출술을 시행해야 한다. 이 때 흔히 병원에서 소변주머니를 밖에 다는 '회장도관 요로전환술'을 시행하게 된다.

이 센터장은 "회장도관 요로전환술은 방광을 절제한 후 요도를 밖으로 빼면 되므로 인공방광수술에 비해 훨씬 쉽다"며 "하지만 환자들은 평생 고통 속에서 지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이 인공방광 수술을 고집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수술 후 한 달에 1번 피검사를 하고 물을 많이 마셔 소변의 농도를 옅게 하는 등 훈련을 하면 인공방광이 빠르게 적응해 3달 이내에 자신의 방광처럼 사용할 수 있다"며 "수술을 진행하며 각종 부작용을 해결해 이제 안심하고 수술을 받아도 될 정도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암이 발생한 방광을 절제하고 인공방광을 만드는데 8~10시간에 달했던 수술 시간이 평균 3시간 가량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또 수술 중 출혈을 최소화해 무수혈 수술이 가능해졌다. 인공방광에 요관·콧줄 등 각종 관을 삽입하지 않고 수술 후 항생제를 쓰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인공방광수술의 경우 방광 등을 떼내고 소장을 잘라 인공방광으로 성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감염을 우려해 여러 가지 항생제를 장기간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술 시간을 대폭 줄여 항생제가 불필요해진 것이다.

방광암은 연령에 비례해 증가하고 흡연이 방광암의 가장 중요한 단일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흡연자가 방광암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의 2~7배이며 남자의 경우 방광암의 50~65%, 여자의 경우 20~30%가 원인이다.

이 센터장은 "흡연으로 인한 유해물질이 소변으로 방광에 오래 남아있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한다"며 "이 때문에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 5년은 무조건 금연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이 센터장은 후학을 키우는데도 집중할 예정이다. 그는 "방광암 환자를 위해 인공방광수술이 더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외국인 환자들까지 혜택을 받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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