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위축·높은 기저효과 부담”
지난 상반기 폭발적인 실적 성장세를 자랑하며 시장 관심을 사로잡았던 의류주(株)가 성수기인 겨울을 앞두고도 시장 평균보다 부진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2분기를 정점으로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였고, 국내 소비 심리를 진작시켜 왔던 부동산 경기가 정부 규제에 발목 잡힌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유가증권시장 업종지수 중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한 것은 의약품(-15.1%), 의료정밀(-13.6%), 섬유의복(-10.4%) 등 세 업종이다. 의약품ㆍ의료정밀 업종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과 셀트리온의 ‘어닝쇼크’ 등 투자심리가 위축될 굵직한 이슈를 마주했던 것과 달리, 섬유의복 업종은 큰 악재가 없음에도 부진한 성과를 기록 중이다. 지난 9월 중순, 섬유의복 업종의 연초 이후 상승률이 12.7%에 달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7.9%) 성과를 크게 앞질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거래소가 집계한 23개 의류주의 지난 1~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8% 급증해 그 증가율이 모든 업종 중 가장 높았고, 특히 2분기만 볼 경우 증가율이 1120.37%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3분기 순이익은 2분기 대비 30% 이상 급감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4배 이상 증가하긴 했지만,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한풀 꺾인 셈이다.
겨울 성수기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다시 들썩일 만도 하지만, 증권업계의 분석은 차갑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는 가계 자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가치 상승이 의류 소매 판매액 증가로 이어졌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소비 심리가 급랭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비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부동산이 정부의 연속적인 규제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다”며 “올해 미국 경제와 소비의 호조로 인해 높은 기저가 형성됐고, 이밖에 미ㆍ중 무역분쟁 등으로 글로벌 소지 환경이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 의류 업종의 주도주였던 신세계인터내셔날, F&F 등에 대한 증권사의 목표주가도 최근 한달 5~10%가량 하향 조정됐다.
최준선 기자/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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