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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TV로 들어온 넷플릭스 … 콘텐트 경쟁 판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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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내일부터 IPTV로 제공

ICT·미디어 기업 발빠른 대응

카카오, 한류콘텐트 제작 박차

CJ ENM, SKB 등도 전략 고심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거실의 TV까지 접수했다. LG유플러스는 14일 “넷플릭스와 단독 파트너십 계약을 하고 16일부터 인터넷TV(IPTV)인 U+tv를 통해 넷플릭스의 콘텐트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여 개국, 1억37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동영상 스트리밍(재생) 서비스 기업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 ‘기묘한 이야기’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등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부어 만든 완성도 높은 콘텐트로 소비자를 공략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영화 ‘옥자’, 예능 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 ‘YG전자’ 등의 오리지널 콘텐트를 제작했다. 이번 계약으로 그간 주로 모바일로 보던 넷플릭스의 콘텐트를 TV를 통해서도 볼 수 있게 됐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넷플릭스의 TV 시장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넷플릭스가 자본력과 플랫폼을 등에 업고 한국 시장을 겨냥한 대작을 쏟아내게 되면 국내 콘텐트 업체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위기감 때문이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을 겨냥한 콘텐트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콘텐트는 ‘규모의 경제’로 인한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콘텐트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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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CT·미디어 기업도 자체적인 콘텐트 제작 역량을 강화하며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카카오는 지난 1일 9월에 합병한 카카오엠(M)을 음원 분야(멜론)만 남기고 따로 떼어내 ‘K콘텐트(한류 콘텐트)’ 제작 회사로 만들었다. 여기에 카카오는 현재 지분을 투자 중인 배우·모델 소속사를 인수할 계획도 갖고 있다. 카카오가 보유한 드라마 제작사 메가몬스터를 활용해 콘텐트를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웹툰 등의 콘텐트를 소재로 카카오 소속 배우가 출연하는 드라마를 메가몬스터를 통해 제작하는 ‘일괄 생산 체제’가 가능해진다”며 “이를 카카오 등의 플랫폼을 통해 유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 ENM도 콘텐트 제작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CJ ENM은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합작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합작사 설립을 위한 기업결합신고서가 공정거래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CJ ENM 측은 “K팝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관련 콘텐트를 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 ENM은 음악방송 엠넷(Mnet)을 통해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CJ ENM은 또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의 지분(71%) 일부를 매각해 ‘실탄’을 마련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최근 ‘미스터 션샤인’을 제작하면서 큰 주목을 받은 드라마 제작사다. CJ ENM은 지난 9월 공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드라마 콘텐트의 제작·유통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당사가 보유한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활용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전략적투자가(SI) 등 사업 전략을 우선에 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국내 통신사나 ICT 기업, 글로벌 미디어 그룹 등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트 제작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자가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도 동영상 서비스를 강화한다. 윤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 부문장은 “올해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인 ‘옥수수’의 콘텐트 제작에 지난해보다 5배 많은 100억원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도 동영상 플랫폼인 ‘브이 라이브’를 통해 웹예능인 ‘빅피처’ ‘달려라 방탄’ ‘아이돌룸’을 제작해 방영했다. 네이버 측은 “YG엔터테인먼트·미스틱 등 기획사, JTBC 등 방송사, 플레이리스트·딩고·72초TV 등 제작사와의 협업을 통해 오리지널 콘텐트 공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처럼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콘텐트 제작사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국내 업계는 위협과 자극을 동시에 받는 측면이 있다”며 “국내 미디어 업계가 자금력과 규모를 키워 콘텐트 제작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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