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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한국당 폭로전 비화 ‘김전투구’…식물 비대위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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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특위 위원 인사외압 있었나

조강특위 해촉 전원책 “14일 회견”

“김병준, 특정인 추천” 외압 폭로 예고

김병준 “당에 추천된 2명 제시

전원책과 가까워…해촉은 기강 차원”

비대위원장 책임론 번지나

친박 홍문종 “혁신 순수성 잃어”

정우택 “인적 쇄신 달라질 것 없어

전원책 데려온 지도부도 책임져야”

중진 의원 “김병준 비대위 동력 상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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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구원투수’로 영입됐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의 리더십이 휘청이고 있다. 최근 ‘돌출 발언’ 등을 이유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위원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겨냥한 ‘폭로 기자회견’을 예고하면서 ‘진흙탕 싸움’마저 우려된다. 김 위원장이 자유한국당의 당협위원장 231명 전원의 사퇴서를 받으며 야심차게 추진한 당 쇄신이 이미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 변호사는 12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수요일(14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 장소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촉 뒤 언론 인터뷰에서 “모든 내막을 이야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김병준 위원장이 특정인을 조강특위 위원에 넣어 달라고 명단을 갖고 온 적 있다”고 밝혀 김 위원장의 ‘인사 외압’이 있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조강특위는 현재 전원 공석 상태인 당협위원장을 심사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전 변호사는 “그런다고 대권에 도전할 수 있겠느냐”며 김 위원장을 직접 겨냥해 비판하는 발언도 언론을 통해 쏟아냈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에 기자들과 만나 “조강특위 인사가 원활하지 않아 당에 추천된 인사 2명을 (조강특위 위원으로) 추천”했던 것이라며 “전 변호사와 가까운 분들”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그는 전 변호사를 해촉한 이유로 “조강특위 권위가 무너지고 비대위를 비롯한 당 기강이 무너지면 어떤 혁신도 불가능하다”며 “작은 혁신과 개혁조차 희화화할 가능성 있어서 (전당대회 등을 연기하자는 전 변호사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조강특위 인사 추천을 놓고 조강특위와 비대위가 ‘이해관계’ 갈등을 빚어온 것처럼 비치면서, 당협위원장 전면 쇄신에서 시작하려던 당 혁신은 표류하고 있다. 오히려 외부 인사들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기 쪽 사람을 심으려는 이권 다툼을 벌인 것처럼 비치고 있어, 비대위 리더십은 물론 당의 혁신 의지에도 의구심이 이는 상황이다. 전 변호사의 기자회견으로 공방이 가열될 경우,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김용태 조강특위 위원장 책임론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크다.

친박(근혜)계인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 작업이 순수성을 잃었다”며 “(당협 쇄신은) 전당대회를 위한 ‘땜빵’ 작업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택 의원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협위원장 인적 쇄신은 크게 달라질 게 없을 것으로 본다”며 “외부 인사를 데려왔다가 해촉하기까지 과정에서, (전 변호사를) ‘십고초려’ 하며 데려온 당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병준 위원장은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는 것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비대위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제이(J)노믹스에 맞서는 ‘아이(I)노믹스’로 이름 붙인 새로운 경제성장 담론, 남북평화 로드맵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내에선 “교수이지 현실정치인은 못 된다” “말로만 하는 정치는 누군들 못 하겠느냐”는 싸늘한 반응이 대다수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중진 의원은 “김병준 비대위 체제는 이미 동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식물 비대위 수순으로 들어섰다는 얘기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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