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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값 조정없이… 반쪽짜리 미세먼지 대책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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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리 대책 실효성 의문 / 경유차 혜택 폐지·2부제 확대 / ‘클린디젤’ 정책 공식적 폐기 / 공기관 2030년 ‘경유차 제로’ / 유류세 조정 등 구체 전략 없어 /“여론 의식한 과장된 화법”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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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세먼지 주범인 경유차를 줄이기 위해 ‘클린디젤’ 정책을 공식 폐기하기로 했다. 내년 2월까지 경유차 비중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로드맵도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경유차 퇴출에 나선 것 같지만 구체적인 전략이 나온 건 아니어서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로 나빠진 여론을 의식한 과장된 화법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56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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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번 대책의 주요 타깃은 경유차량이다. 정부는 저공해자동차로 인정받은 경유차 95만대에 부여하던 인센티브를 폐지하기로 했다. 저공해자동차는 배출량이 전혀 없는 1종(수소·전기차)과 2종(하이브리드) 그리고 휘발유·경유·가스 차량 중 기준을 만족하는 3종으로 구분된다. ‘디젤게이트’ 이후 클린디젤이란 용어는 법에서 사라졌지만, 3종 저공해 경유차는 여전히 주차료나 혼잡통행료 감면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앞으로는 저공해 경유차 인정기준을 삭제하겠다는 게 클린디젤 정책 폐기의 핵심이다.

공공기관은 2020년부터 친환경차 구매비율 100%를 달성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신차를 구매할 때는 전부 친환경차를 사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는 2030년에 ‘경유차 제로’를 이루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소상공인이 노후 경유 트럭을 폐차하고 LPG 1t 트럭을 살 땐 기존 조기폐차 보조금(최대 165만원)에 추가로 400만원을 지원한다. 경유 트럭을 폐차하고 또다시 경유 트럭을 사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다.

정부 생각대로 디젤차량이 줄어들지는 의문이다. 경유차를 구매하는 중요한 이유는 낮은 경유값 때문이다. 신규 경유차 수요를 억제하려면 경유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에너지 가격 조정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유제철 환경부 생활환경실장은 “우리나라에서 다니고 있는 경유차의 비중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도(제조사에 의무판매목표 부과) 등을 포함한 세부방안을 내년 2월까지 발표하겠다”면서도 유류세 조정에 대해서는 “세율 조정 방안에 대한 연구도 담겠다”며 ‘연구’라는 경유지를 얹었다.

더구나 정부는 지난 6일부터 유류세를 인하하면서 경유도 포함해 반대의 시그널을 줬다. 정부가 정말 경유차를 줄일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홍종호 서울대 교수는 “경유차를 줄이려면 6개월 뒤 유류세 인하기간이 끝나고 경유 가격을 원래보다 더 올려야 한다”며 “지금도 경유가 인상에 거부감이 심한데 몇 개월간 저렴한 경유가격에 익숙해진 운전자들의 반발은 더 커지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송상석 녹색교통 사무처장도 “유가와 에너지 세제 등을 주관하는 부처(기획재정부 등)가 한목소리를 내면 좋은데 아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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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밖에 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되는 내년 2월15일부터는 비상저감조치 때 민간도 차량 2부제나 등급제에 참여하도록 했다. 위반 시 과태료를 물 수 있다. 또 봄철 일시 가동중단하는 석탄발전소에 삼천포 5·6호기를 넣고, 삼천포 1·2호기는 빼기로 했다. 5·6호기는 1·2호기보다 단위배출량이 3배 더 많다는 이유에서다. 가정용 보일러를 미세먼지 배출이 적은 저녹스(NOx) 보일러로 바꿀 경우 대당 16만원을 지원한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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