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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韓銀, 가계부채發 금리인상 암시…내년은 '오리무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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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통화정책시 금융안정 유의해야"

2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99%

"물가 둔화, 文정부 정책이 끌어내려"

금통위, 이번달 기준금리 인상 나설듯

문제는 내년…GDP갭 마이너스(-) 추정

KDI의 눈은 더 어두워…'둔화'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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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점에서 열린 금통위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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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는 만큼 통화정책에 금융안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사실상 이번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암시로 읽힌다.

다만 내년 이후는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금리를 올릴 정도로 국내 경기 상황이 좋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내 경기 판단을 두고 ‘둔화’ 표현을 처음 썼을 정도다.

◇한은 “통화정책시 금융안정 유의해야”

한은이 8일 금융통화위원회 의결 후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보면, 가계부채(자금순환표 기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올해 2분기 98.7%까지 상승했다. 처분가능소득과 비교한 비율은 187.6%다.

한은은 이를 두고 “다른 나라에 비해 수준 자체가 매우 높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증가 폭도 크다”고 평가했다. 이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 상승과 연관이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2003년 4분기~2018년 2분기 가계부채와 주택가격간 인과관계를 분석한 결과, 상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기업대출도 부동산 관련 분야에서 크게 증가했다. 전체 기업대출 증가에서 부동산·임대업 대출의 기여율은 2011~2014년 14.8%에서 2015~2018년 2분기 44.5%까지 올랐다.

허진호 한은 통화정책담당 부총재보는 “향후 통화정책 운영시 금융안정에 대해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를 근거로 이번달 금리를 1.50%에서 1.75%로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금통위 본회의는 오는 30일 열린다.

한은의 물가 분석도 금리 인상 쪽을 향하고 있다. 국내 근원물가 상승률이 올해 6월 이후 5개월째 1% 안팎에 그치는 미스터리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문재인정부의 복지정책 확대 영향이라는 것이다. 한은이 근원물가 변동 요인을 분석한 결과, 정부 정책 등 기타 요인이 올해 1~9월 근원물가를 0.4%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추정됐다. 이 기간 근원물가는 1.2%. 복지정책이 예년과 같았으면 1% 중반대를 보였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통화정책 목표치(2%)에 근접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기타 요인은 무상교육 확대,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이 거론된다. 예컨대 지난달 학교급식비는 전년 동월 대비 23.1% 급락했다. 지난해만 해도 1~2%대 올랐지만, 올해 3월부터 두자릿수 마이너스(-) 상승률이다. 병원검사료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가격은 월 3%대 오름세였다. 하지만 올해 4월부터 가격이 9%대 하락하더니, 지난달 14.6%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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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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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내년…GDP갭 마이너스(-) 추정

문제는 내년이다. 경기가 생각만큼 받쳐주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 GDP갭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고 추정했다.

GDP갭은 실제 성장 정도를 의미하는 실질 GDP와 경제의 기초체력을 뜻하는 잠재 GDP의 차이다. GDP갭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것은 성장세가 기초체력상 달성할 수 있는 정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내년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한은은 불과 4개월 전인 7월 보고서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플러스(+) GDP갭이 이어질 것으로 점쳤지만, 이번에 다시 낮춰잡았다.

이는 경기 측면에서 긴축적 통화정책은 시기상조라는 함의가 있다. 마이너스 GDP갭은 ‘디플레이션갭’으로도 불린다. 한 나라 경제의 잠재적인 공급능력에 투자·소비 같은 총수요가 미치지 못하다 보니, 물가는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내년 미국이 긴축 속도를 올리는 와중에 우리나라는 인상이 여의치 않은 딜레마는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내년에도 2~4회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KDI의 눈은 한은보다 더 어둡다. 이날 KDI 경제동향 보고서에는 ‘둔화’ 문구가 올해 들어 처음 등장했다. KDI는 8월까지 경기를 두고 ‘개선 추세’로 진단했다가 9~10월에는 이 문구를 뺐으며, 이번달 들어 둔화를 공식화 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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