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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IF] 말라리아 감염, 개 코로 알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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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코가 인류를 말라리아의 공포로부터 구해줄 수호천사로 나섰다. 영국 더럼대 스티븐 린지 교수 연구진은 지난달 말 미국 열대의학과 위생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개가 말라리아에 감염된 어린이의 양말을 냄새로 가려내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진은 아프리카 서부의 감비아에서 5~14세 어린이 175명이 하루 동안 신었던 나일론 양말을 수집했다. 동시에 어린이들의 혈액도 채취했다. 혈액검사 결과 30명은 이미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됐고 145명은 감염되지 않았다. 하지만 감염 어린이도 아직 증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조선비즈

스프링거 스패니얼종의 말라리아 탐지견 프레야. /영 더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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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개 두 마리에게 유리병에 들어있는 양말의 냄새를 맡게 했다. 실험 결과 개들은 말라리아 감염자는 70% 정확도로, 비감염자는 90% 정확도로 가려냈다.

연구진은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되면 호흡기나 피부에서 나오는 냄새가 달라진다고 추정했다. 말라리아 원충은 최종 숙주인 모기에서는 암수로 번식하는 유성(有性)생식을 하지만, 중간 숙주인 사람에서는 암수 구별 없이 수만 늘리는 무성생식을 한다. 린지 교수는 "무성생식과 유성생식 단계에 따라 원충이 만드는 냄새가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개의 후각을 이용하면 개발도상국에서 저렴하게 말라리아를 조기 진단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개는 후각 수용체 단백질이 2억5000만 개로 사람의 600만 개를 압도한다. 뇌 크기는 사람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냄새 처리 영역은 3배나 크다. 과학자들은 개의 뛰어난 후각을 이용해 이미 다양한 질병을 진단하고 있다. 2015년 이탈리아 연구진은 독일 셰퍼드 두 마리가 전립선암 환자의 시료를 90% 정확도로 가려냈다고 발표했다. 파킨슨병과 유방암, 당뇨병 진단에도 개를 실험하고 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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