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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트럼프 2년 첫 시험대…‘반이민 전략’ 통할까, 역풍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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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 반트럼프 구도…민주, 하원 장악 땐 국정운영 제동

아이오와 3지구·플로리다 주지사 결과가 민심 가늠자 될 듯

경향신문

트럼프 ‘운명의 날’ 미 중간선거 7일 결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전날인 5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 포트웨인에서 지원유세를 앞두고 무대에서 대기하고 있다. 포트웨인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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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2년을 평가할 중간선거가 6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실시됐다. 대부분 여론조사기관이 하원에서 민주당 과반을 예상한 가운데, 선거 막판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서 부추기기 전략이 통했을지 주목된다.

미국 중간선거 투표는 동부시간 기준으로 이날 오전 5시 버몬트주에서 제일 먼저 시작됐다. 오후 7시 버지니아주 등이 먼저 투표를 마감하고 시차를 두고 차례로 서부 지역 주들에서 투표가 종료된다. 하와이주는 오후 11시 마지막으로 투표를 마감한다.

대통령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중간선거는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임기 2년의 하원의원은 435명 전원이 새로 뽑히고, 임기 6년인 상원의원도 전체 의원의 약 3분의 1인 35명이 새로 선출된다. 임기 4년의 주지사도 50명 중 36명이 새로 뽑힌다. 현재 공화당은 하원 235석, 상원 51석으로 양원 모두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주지사도 공화당 소속이 33명으로 민주당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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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4일(현지시간) 테네시주 채터누가의 공화당 선거 유세장 주변에서 트럼프 대통령 비판 문구를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채터누가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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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5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 포트웨인의 유세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 사진을 들고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포트웨인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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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중간선거는 일찍부터 트럼프 대 반트럼프 구도로 치러졌다. 여론조사기관 예측대로 민주당이 하원을 차지한다면 트럼프의 국정운영은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 상임위원장이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교체되고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정책을 위한 예산 편성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러시아의 대선개입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는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도 민주당이 북한 내 인권개선 등 선결조건을 내걸며 견제할 경우 진전 속도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투표 전날인 5일 여론조사기관들은 이번 선거에서 상원은 공화당이 과반을 유지하고, 하원은 민주당에 과반을 넘겨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여론조사기관 파이브서티에잇은 민주당의 하원 과반 획득 확률은 87.7%, 공화당의 상원 유지 확률은 81.1%라고 분석했다.

지난 대선에서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던 만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의 지난 1~3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과 공화당의 격차는 7%포인트로, 지난달 9%포인트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상원 7곳, 하원 38곳, 주지사 12곳을 어느 쪽이 이길지 예측하기 어려운 박빙지역으로 분류했다.

CNN은 가장 먼저 투표가 마감되는 켄터키주 6지구 개표 결과를 보면 어느 정도 민주당 바람이 실재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손을 두 번 연속 들어줬다가 지난 대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한 아이오와 3지구 결과에선 민심을 더욱 정확하게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대선 격전지였던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도 민심 풍향계로 지목된다. 공화당 내 트럼프 인맥인 론 드샌티스와 흑인으로 민주당 내에서도 진보적인 그룹으로 분류되는 앤드루 길럼이 맞붙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전략이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전통적 지지층을 집결시키기 위해 노골적으로 반이민 정서를 부추겼다. 대규모 중미 이민자 행렬 ‘캐러밴’을 범죄자 집단으로 묘사하고, 이들을 막기 위해 국경에 병력을 1만5000명까지 배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멕시코 출신 살인범이 미국 법정에서 웃으며 “탈옥해 더 많은 경찰을 죽이고 싶다”고 말하는 영상을 선거광고로 활용하기도 했다. 살인범 얼굴 위로 “민주당이 그를 우리 나라에 들여보냈고 머물게 했다”는 자막이 등장한다. 하지만 선거 막판 터진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기난사 사건으로 트럼프의 그간 혐오 발언 책임론이 불거지고, 국정수행 지지율은 일주일 새 4%포인트 떨어지는 등 여론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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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투표 미국 오하이오주 유권자들이 중간선거일인 6일(현지시간) 콜럼버스의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콜럼버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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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소셜미디어 페이스북과 NBC방송, 폭스뉴스채널은 멕시코 살인범이 등장하는 선거광고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피츠버그 사건 이후로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과격한 인종혐오 발언을 일삼는 의원들과 거리를 두려는 기류도 포착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못지않게 인종혐오 발언을 자주 하는 스티브 킹 하원의원의 아이오와 지역구가 최근 접전지역으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대선 이 지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27%포인트나 앞섰다.

민주당 우세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경우 여성·흑인·히스패닉 등 미국 내 소수집단의 의석 점유율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하원에서 여성과 유색인종 비율은 각각 20%, 23%다. 공공정책 로비회사 더라벤그룹은 민주당이 현재 의석수에서 최대 40석을 더 가져올 경우 여성 비율은 23%, 유색인종 비율은 27%로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후보의 선전 여부에 따라 새 역사가 쓰일 수도 있다. 길럼이 플로리다 주지사에 당선되면 주 역사상 최초의 흑인 주지사가 된다. 조지아주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는 스테이시 에이브럼스가 당선되면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도 탄생할 수 있다.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박효재 기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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