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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남자의 재테크] 빨간불 켜진 빚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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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식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


[스포츠서울] 빚테크란 빚을 이용한 재테크라는 의미로 투자할 때 자신의 돈이 부족하더라도 대출을 받아 대출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을 목표로 하는 재테크 방식을 의미한다. 부동산 투자 시 전세금을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도 빚테크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과 함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져 감에 따라 금리 인상기의 빚테크 전략을 묻는 사람들이 많다. 금리 인상기라서 고정금리 대출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지만, 사실 채무자의 상황별로 조금은 다른 판단이 내려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정금리 대출과 변동금리 대출은 약 0.5% 안팎의 차이로 고정금리 대출 이자율이 높지만, 본인이 희망하는 대출 기간과 그 기간동안의 금리 인상 예상 폭에 따라 금리 인상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약 0.5% 낮은 변동금리가 유리할 수도 있다.

은행권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의 경우 은행들의 자금 조달 잔액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잔액기준 COFIX’와 월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액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신규취득액 기준 COFIX’ 중 금리 인상 효과가 다소 늦게 반영되는 ‘잔액기준 COFIX’를 선택하는 것이 금리인상기에는 다소 유리할 수 있다.

더 중요한 빚테크의 팁을 말하자면 이제는 빚을 더 낼 때가 아니라 빚을 어떻게든 줄여나가야 할 때라는 것이다. 실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저금리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을 만큼 국내 대출금리 수준이 올라가고 있어 연 5% 주택담보대출도 현실이 됐다. 오름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적절한 규모의 빚을 내서 자산을 취득하는 것은 때론 필요하고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단, 금융비용 등 수반되는 모든 비용을 빼고도 수익을 낼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연 4~5% 이자를 내는 빚을 지고도 주식, 채권, 부동산으로 이보다 높은 6~7% 수익을 남기기가 쉽지 않은 때라면 답은 나온 것이다.

생각해 보자. 세계 경제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미국 경제의 확장세도 후반기에 접어들었다는 신호가 뚜렷하다. 지난 50여 년간 경기 침체 도래의 경고등 역할을 톡톡히 해낸 미국의 장·단기 국채금리 차를 보면 알 수 있다. 이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후 2개월에서 20개월 사이에 경기 침체를 경험했다. 그렇다면 1~2년 뒤 있을지 모를 미국 경기 침체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고 그렇게 되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은 제대로 경기 확장세를 경험해 보지도 못한 채 동반 경기 침체를 겪을 수도 있다.

물론 미·중 무역갈등이 봉합돼 세계 경제 성장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고, 도드프랭크법으로 불리는 미 금융규제책의 완화가 더욱 거세진다면 법인세 대폭 삭감이라는 세제 개혁과 함께 미국 경제가 좀 더 순항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리하다 싶을 만큼 밀어붙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미 경제 활황기를 연장하고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경기순환 국면의 큰 그림을 그려 볼 때 지금은 공격적으로 ‘레버리지(Leverage)’를 일으켜 투자에 나설 때가 아니고, 반대로 과도한 대출은 상환하려는 노력을 통해 빚을 줄이는 ‘디레버리지(Deleverage)’에 나서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이것이 현재 필요한 빚테크 전략이다.
김현식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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