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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알기쉬운 경제] 자본시장 사례로 본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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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최근 자본시장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해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금융당국과 삼성바이오 측은 콜옵션 행사 시기 여부를 놓고 여전히 팽팽한 견해 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콜옵션이란 용어는 삼성바이오 사태 외에도 주식시장에서 종종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합병, 분할, 자사주 소각 등의 사유로 인해 주주들의 콜옵션 사유가 발생하게 됩니다. 콜옵션의 정의와 시장에서의 권리, 그리고 자본시장 내에서 발생한 사례 등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의 의미…살 수 있는 권리 사전에 부여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미리 정한 가격으로 미래의 일정 시점에 상품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주식시장에서 '콜옵션을 샀다'는 것은 콜옵션을 매도한 주체로부터 미리 정해둔 행사가격과 기간 안에 그 상품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취득했다는 것입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A라는 기업의 현재 주가가 2만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그리고 해당 기업에 대한 콜옵션 행사가격도 2만입니다. 이후 A라는 기업의 주가가 4만원까지 올라도 2만원의 가격에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 가능합니다. 미리 정해놓은 콜옵션 행사가격이 2만원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A라는 기업의 주식가치만 1만원 대로 반토막이 나더라도 콜옵션을 했을 경우 큰 손실을 보지 않습니다. 콜옵션은 이 기업의 주식을 매수한 것이 아니라 '살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권리를 포기하면 됩니다.

언뜻 보면 콜옵션은 매수자 입장에서 매우 유리해 보일 수 있지만 한 가지 '필수적인 의무'가 따라 붙습니다. 세상에는 공짜 혹은 쉬운 길은 없는 셈이죠. 콜옵션을 할 경우 이 옵션을 매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일정한 돈을 미리 지불합니다.

앞서 언급한 A기업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권리를 가질 경우 1만원의 금액을 줘야 한다고 명시됐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리고 콜옵션 행사 가격은 2만원입니다. 만약 A기업의 주가가 4만원까지 올랐을 때 콜옵션을 행사한다면 1만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콜옵션행사가격과 콜옵션 매수 시에 미리 지불한 1만원을 추가하면 3만원의 금액으로 4만원의 기업 주식을 살 수 있다는 것이죠.

◇ 삼성바이오 등 자본시장 사례로 본 콜옵션

콜옵션은 보통 주식회사의 합병이나 영업 양도 등 주주들의 이익과 중대한 관계가 있을 때 자주 등장하는 경제용어입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 콜옵션이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로 거론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2년 부터 2014년까지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했다가 2015년 처음으로 관계사로 전환하면서 2조7000억원대 평가차익을 거뒀습니다. 2015년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조9049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수년 간 연속 적자를 냈던 기업이 단기간에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낸 것이죠.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한 근거는 미국의 바이오젠이라는 회사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어서라고 얘기합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 당시 2012년부터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처리했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콜옵션을 미국 바이오젠에 부여하고도 이를 공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배력에 대한 변경 가능시점이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 의사를 밝힌 2015년 이후였다면서 반박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기업의 합병과 관련해서도 주주들의 콜옵션은 종종 논란이 되곤 했습니다. 말 그대로 주주들이 콜옵션 행사를 통해 두 기업 간의 결합을 반대하는 까다로운 시부모 역할을 해왔죠.

지난 2012년 7월 웅진씽크빅과 웅진패스원 합병이 주주들의 반대로 인해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웅진씽크빅의 낮은 주가 탓에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가 몰리면서 합병 비용이 예상을 크게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두 회사의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이 콜옵션을 한 주식수가 527만주(약 430억원)에 달했습니다. 당시 양사는 합병 추진 당시 콜옵션 금액이 100억원이 넘으면 합병을 취소하기로 계약했습니다.

합병과 관련해 주식매수청구권 신청은 절차가 필요합니다. 주주들이 기업 간 합병에 반대한다면 반드시 합병결의를 위한 주주총회 이전에 반대의사를 표명해야 합니다. 주주총회가 열린 후 20일 내에 매수청구를 신청할 수 있고, 매수청구 기간 종료일부터 1개월 이내에 주식매수대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쿠키뉴스 유수환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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