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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미국의 ‘제재 입김’ 이란,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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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등 2차 제재, 5일 시행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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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인도, 원유 수입량 재검토 나서

이란, 러시아 등 대체 시장 판로 물색

달러화 대신 각국 통화 거래 추진도

로하니 “견딜 준비 돼” 민심 달래기


미국이 오는 5일(현지시간) 시행할 2차 대이란 제재가 임박하면서 이란 내부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가뜩이나 이란 경제가 최악인 상태에서 생명줄인 원유 수출이 막힐 경우 그 파장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이란 당국은 동요하는 민심을 다독이고, 대체 판로를 물색하며 충격에 대비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아래 사진)은 지난달 31일 “제재 부활과 동시에 이란 원유 수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던 미국이 최근엔 ‘2~3개월 정도 걸릴 수도 있다’고 말을 바꿨다”며 “미국이 점점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럽과 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이 이란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국민들은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도 했다. 이란산 원유 3대 수입국인 중국·인도·터키가 미국의 전면 수입 중단 요구를 거부한 것 등을 말한다.

로하니 대통령은 최근 “생필품과 외환 비축량도 충분하다” “제재를 견딜 준비가 돼 있다” 등 메시지도 내놨다. 그러나 국민들은 민생고를 호소하는 등 내부 사정은 심상치 않다. 이미 의약품 등은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식료품 물가는 지난 9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46.5% 올랐다. 이런 상태에서 2차 제재에 따른 국민들의 커지는 불안감을 달래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5월 이란 핵합의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탈퇴를 선언하며 제재 부활을 예고했다. 지난 8월7일 이란과의 달러화·귀금속·자동차 거래 등이 금지됐다. 5일부턴 이란산 원유 등 석유 관련 제품이 금수 조치된다. 항만 운영·선박·조선, 이란 은행과 외국 금융기관의 거래도 제재 대상이다.

이란의 대응책은 우선 원유의 판로를 확보하는 것이다. 최근 러시아와 에너지 분야의 거래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관련 제도도 정비하기로 했다. 지난달 29일엔 국가 대 국가로만 판매하던 관례도 깨고 민간에도 원유를 팔겠다며 100만배럴을 시세보다 싸게 내놨다.

달러화가 아닌 각국의 통화로 거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란은 중앙은행 차원에서 러시아 등과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경제난으로 성난 민심을 달래고 제재 충격을 관리하기 위해 지난달 21일 경제, 교통, 노동, 산업 분야 장관 4명을 새로 임명했다.

그러나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석유에 의존하는 우방과 동맹국들에 해를 끼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미국은 인도 등에 수입 물량을 ‘의미있는 수준’으로 감축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인도는 11월 수입량을 40%가량 줄일 예정이며, 중국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잠정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에 팔겠다고 내놓은 원유도 28만배럴 정도 팔린 이후 추가 판매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유럽의 경우 이란과의 거래를 유지하려 별도의 금융 채널 구축을 추진 중이지만 참가국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의 제재를 우려하는 외국 은행들이 이란과의 거래를 꺼리고 있어 인도적 기부금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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