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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Talk쏘는 정치] 성적조작·증거인멸…'채용비리 종합판' 신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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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JTBC '정치부회의' / 지난해 10월 16일) : 지난 2012년부터 2013년 강원랜드에서 있었던 대규모 채용비리.]

[강지영 아나운서(JTBC '정치부회의' / 지난해 10월 24일) : 양파처럼 까도 까도 또 나옵니다. 또 새로운 의혹이 나왔거든요.]

[강지영 아나운서(JTBC '정치부회의' / 1월 30일) : '합정너' 합격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들러리나 서라. 최고의 스펙은 '백·연줄' ]

[강지영 아나운서(JTBC '정치부회의' / 2월 6일) : 청년들에게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지 못했다는 자괴감, 특정 대학이 아니라서 죄송하다며 자괴감을 안겨주는 일.]

[강지영 아나운서(JTBC '정치부회의' / 8월 30일) : 금수저들에게만 특혜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공정한 채용 풍토 만들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그동안 톡쏘는 정치에서 채용비리 소식 정말 자주 전해드렸습니다. 왜일까요? 공정한 기회를 박탈하는 채용비리는 민주주의 근간을 허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금수저의 자녀라는 이유로 채용 특혜를 받는 것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겁니다. 검찰이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어제(31일) 불구속기소했습니다. 지난달 10일에는 영장을 청구했는데요 당시 장면 보시죠.

[조용병/신한금융지주 회장 (지난달 10일) : (신입사원 특혜 채용에 관여했다는 혐의 인정하십니까?)…(구속 기소된 인사부장들하고 공모하셨나요?)…(외부 인사가 내부 임직원 특혜 채용이 실제로 있었나요?)…]

하지만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검찰이 밝힌 신한은행 채용비리 그야말로 비리의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신한은행 인사팀은 외부청탁자와 신한은행 임원-부서장 자녀들 명단을 별도로 관리했는데요. 국회의원, 재력가, 금감원 관계자 등 이른바 힘있는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는 외부청탁자는 특이자명단으로, 은행 임원 부서장 자녀들은 부서장명단이라고 이름붙였습니다.

남녀차별, 대학차별도 있었는데요. 2016년 하반기 지원자의 남녀 성비는 약 57%대 43%. 실제로 뽑힌 것은 남성 약75%, 여성 25%로 정확하게 3대 1 비율에 맞췄습니다. 그리고 면접에서 BBB를 받은 서울소재대학 출신 혹은 지방대 출신 남자와 BBC를 받은 서울대 출신 여자는 탈락시키고 BDD를 받은 서울대 출신 남자는 합격시키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증거인멸 정황까지 포착됐는데요. 한 방송사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채용대행업체에 공문 보내서 불합격자 정보를 지워달라고 요청해 삭제했습니다. 지난 6월 검찰은 신한은행을 압수수색했는데요. 확인해보니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송곳으로 훼손했다고 합니다.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이 담긴 녹취도 있었습니다.

[신한은행 간부 (4월 / 출처 : KBS) : 대응하면서 이제 컴퓨터도 갈고 해가지고 자료도 지우고 이렇게 대응을 해서 우리는 1차적으로 금감원에서 '오케이'하고 간 거죠.]

지금까지 수사결과 신한은행뿐 아니라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대부분의 시중은행에서 채용비리가 확인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7일 서울남부지법은 KB국민은행 채용비리 관련자들에게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채용비리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피고인들이 잘못된 관행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한 결과로 이를 개인적 책임으로 돌리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는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반발하면서 다른 은행도 비슷한 처벌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앞으로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지켜봐야겠지만 KB국민은행 판결에서 법원이 잘못된 관행이라는 점을 명시한 만큼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채용 비리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입니다.

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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