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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김동연·장하성 이르면 내주초 교체…윤종원·홍남기·김태년 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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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 국무회의서 사실상 고별사

김동연-장하성 동시 교체에 무게

경제위기 상황에서 모피아 출신 거론

검증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도 유력

강력한 리더십…정치인 '김태년'도

장 실장 후임으로 김수현 사회수석 물망

이데일리

장하성 정책실장(좌)과 김동연 부총리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상윤 김성곤 기자] 청와대가 ‘경제 투톱’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체를 이르면 내주초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도 예산심의 등이 예정돼 있어 급작스런 교체가 부담이 되긴하지만, 이미 교체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발표 시기를 앞당겨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부총리 국무회의서 사실상 고별사 밝혀

1일 여권 및 정부 핵심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사실상 고별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회의에서 안건처리가 끝난 무렵 김 부총리는 이례적으로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본인의 소신을 전달했다. 이낙연 총리가 부총리가 한국경제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고 판을 만들어주자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여당과 언론에서 경제위기를 부각시키는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야당과 언론이 경제위기가 아니냐고 묻는데 위기라고 할 수도 없고, 위기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면서 “비공개 자리인 국무회의에서 장관님들에게는 ‘우리 경제가 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한달, 2~3개월 경제지표에 정부가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면서 “멀리 보고 경제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무회의에 참석한 한 핵심관계자는 “비교적 국무회의가 일찍 끝날 무렵 부총리가 이례적으로 꽤 길게 발언을 했다”면서 “본인은 이제 자리를 내려놓으니 남은 경제팀이 차기 수장과 함께 흔들림없는 정책을 펴달라고 고별사를 한 것으로 느껴졌다”고 귀띔했다. 사실상 청와대와 교체에 대한 교감이 이뤄졌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할 수 있었던 발언이라는 설명이다.

김 부총리는 1일 예정에 없던 차관·1급 회의도 열어 최근 어려운 대내외 여건 하에서 경제를 총괄하는 기재부의 중심역할을 강조한 것도 같은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부총리 교체는 다음주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에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을 동시 교체하는 카드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지속적으로 갈등설이 부각됐던 김&장은 사실상 한 몸”이라며 “한쪽만 교체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기 때문에 동시에 교체하는 쪽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완곡하게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교체설이 처음 부각됐을 때 강하게 해명하는 것에 비해 톤이 상당히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의 결심이 서지 않았고 결정을 내리신 바 없다”면서 “인사에 관련된 내용은 전적으로 대통령께서 결정하실 내용”이라고 밝혔다. 과거 “명백한 오보”라며 반발한 이후 “전혀 들어본 바 없다”며 한걸음 물러섰고 최근에는 “언급드릴 사안이 없다”는 식으로 말을 아낀 것보다 완화된 표현이다.

이데일리

(왼쪽부터) 윤종원 경제수석,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차기 부총리 모피아, 정치인 등 거론

부총리 교체가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차기 부총리 하마평도 터져나오고 있다. 우선 거론되는 후보군에는 모피아(구 재무부 출신+마피아의 합성어)출신들이 많다. 경제위기가 부각된 상황에서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의 전문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서다.

모피아 출신으로는 윤종원 경제수석,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거론된다. OECD 대사였던 윤 경제수석은 포용적 성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 들어 논란이 있던 소득주도성장보다는 ‘상위 개념’인 포용적 성장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윤 수석을 부총리로 올리면서 소득주도성장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포용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도 이날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포용국가‘를 수차례 언급하면서 기존 경제기조를 변함없이 유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임 전 금융위원장도 위기의 ‘구원투수’로 꾸준히 거론된다. 리더십이나 실력, 도덕성에 있어 여야간 이견이 없는데다 주식시장 등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지난 정부에서 논란이 컸던 서별관회의에 참석하며 대우조선해양 부실 문제와 한진해운 법정관리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꼬리표’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된다.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인 홍남기 국무조정실장도 유력한 카드로 거론된다. 이미 유력한 후보에 올라 인사 검증도 마쳤다는 소식이 파다하다. EPB출신들은 모피아 출신에 비해 노무현 정권에 이어 현 정부에서도 중용되고 있는데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강력하게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거론되고 있다. 정책위의장을 하면서 당정협의를 통해 정부 정책을 조율해왔던터라 당장 투입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정치인 출신이 부총리로 가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펼칠 수 있고 청문회 통과도 수훨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여권에서는 김태년 정책위의장을 강력하게 밀고 있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장 실장 후임에는 김수현 사회수석이 우선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윤 수석이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수석은 노무현 정부 때 사회정책비서관으로 일한 인연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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