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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EU, 이란의 반체제인사 암살기도 비난…핵합의 미칠 파장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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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자국내 이란 반체제인사 이란 정보기관 살해 기도에 격분

EEAS 대변인 "'암살 시도' 개탄…이란과 핵합의는 유지돼야"

연합뉴스

미국 탈퇴,이란 핵합의(JCPOA) 위기 (PG)
[최자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미국의 일방 탈퇴로 이란과 체결한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가 깨질 위기에 처한 가운데 덴마크에서 이란 정보기관이 망명한 이란 반체제인사들을 암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발표가 나오자 31일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EU 입장에선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든 꺼져가는 이란 핵 합의의 불씨를 살려 나가야 하지만 덴마크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이란은 전 세계 특히 인권과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유럽 국가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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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체제인사 암살 기도 사건을 수사중인 덴마크 경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렇게 될 경우 EU가 내세워온 이란 핵 합의 유지의 명분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 일각에서는 EU 차원에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EU는 회원국인 덴마크 정부가 발표한 이란의 암살 시도를 개탄한다며 강력히 비난하면서도 이란과의 핵 합의는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덴마크 정부는 전날 자국 영토 내에서 이란 정보기관이 망명한 이란의 반체제인사를 암살하려는 계획을 꾸민 데 대해 항의하는 뜻으로 테헤란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고 자국에 있는 이란 대사를 초치해 엄중히 따졌다.

노르웨이를 방문 중인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31일 기자들과 만나 이란의 암살 계획은 용납할 수 없다며 EU 차원에서 이란에 대해 통일된 입장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라스무센 총리는 "이란에 (덴마크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우리가 잘 알고 있고, 이를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이란은 핵 합의가 우리가 목격한 활동들에 대한 백지수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덴마크의 격한 태도에 비해 EU 측 반응은 신중했다.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관계청(EEAS)의 마야 코치얀치치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EU가 이번 사건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덴마크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자세한 브리핑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코치얀치치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EU 안보에 대한 어떤 위협도 개탄하고, 모든 사건을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며 "우리는 이번 덴마크에서 벌어진 사건과 관련해 회원국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이란 핵 합의에 미칠 영향을 의식한 듯 "JCPOA는 매우 분명한 목적이 있고, 그것은 안보의 요소이기 때문에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면서 "다른 이슈들에 대해선 이와 병행해 진지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해 이번 사건이 이란 핵 합의에 미칠 파장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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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본부 건물 [DPA=연합뉴스 자료사진]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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