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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과학을읽다]악어가 겁이 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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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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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악어가 겁이 많을까요? 생김새로 보면 전혀 겁이 없는 거친 동물로만 보입니다.

최근 겁이 많은 신종 악어가 85년만에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국제대 산하 열대보전연구소 악어전문가인 매슈 셜리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국제동물분류학회지 '주택사(Zootaxa)' 최신호(24일자)에 멸종위기종인 중앙아프리카 민물 서식지에 사는 긴코악어들은 신종 악어인 '중앙아프리카 긴코악어(Mecistops leptorhynchus)'라고 발표했습니다.

국제연구팀은 아프리카 6개국의 야생·사육 시설에 있는 멸종위기의 서아프리카 긴코악어(Mecistops cataphractus)의 DNA와 신체적 특징을 분석하다 이들이 1종이 아니라 2종으로 구별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신종인 중앙아프리카 긴코악어임을 확인했습니다.

서아프리카 긴코악어와 중앙아프리카 긴코악어는 매우 비슷하게 생겼지만 자세히 보면 두개골과 비늘 형태가 다르고, 결정적으로 DNA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 이번에 밝혀진 것입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14년 서아프리카 긴코악어를 위급종(CR·Critically Endangered)으로 지정했습니다. 중간 크기의 서아프리카 긴코악어들은 서식지 파손과 사냥, 남획에 의해 생존을 크게 위협받는데다 먹잇감의 감소와 그물 등에 걸려 죽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긴코악어는 초목이 우거진 물 속에 숨어 먹잇감을 노리는데 외진 곳에 주로 서식하면서 겁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겁이 많아 연구팀이 야생에서 DNA 표본을 채취하기까지 무지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셜리 박사는 "이번 연구로 기존에 서아프리카 긴코악어로 알려진 중앙아프리카 긴코악어들이 분류되면서 서아프리카 긴코악어의 개체 수는 10% 밖에 남지 않았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면서 "이는 서아프리카 긴코악어를 세계에서 가장 위태로운 멸종 위기 악어종 중 하나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셜리 박사는 또 "세계에서 가장 덜 알려진 이들 악어가 오랫동안 이 종이 처해온 곤경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구팀은 서아프리카 긴코악어를 원래 서식 범위에서 사라진 생물을 다른 곳에서 들여와 서식 범위에 다시 풀어 놓는 재도입과 포획 사육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악어의 개체수를 늘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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