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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문화재의 향기] 겸재 정선 '풍악내산총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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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금강산은 계절에 따라 그 분위기가 판이하게 달라져 봄에는 금강, 여름에는 봉래, 가을에는 풍악, 겨울이면 개골산이라 불린다. 정선 필 ‘풍악내산총람도’는 제작연도를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필치와 화풍으로 보아 정선이 6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1740년대에 제작된 작품으로 생각된다. 지난해 보물 제1951호로 지정된 겸재 정선의 ‘풍악내산총람(楓岳內山總覽)’은 제목 그대로 가을 금강산 안쪽을 바라본 풍경을 담고 있다. 단발령에서 내려다보이는 금강내산의 경관을 기본조형으로 그린 것으로 짐작된다. 주역의 대가였던 정선인지라 내금강 전모를 태극 형상으로 정리한 것이 특이하다.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자신 있게 그린 점도 뛰어나다. 높고 기이한 바위 봉우리들은 서릿발 같은 필선으로만 처리했고 이를 둘러싼 흙산은 먹점만으로 부드럽게 표현해 음양의 조화를 추구했다. 제작 시기가 분명하지는 않으나 화가가 60~70대에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노년작에 해당하지만 이례적으로 섬세하고 단정한 필치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고급 비단에 고가의 석채 안료로 제작됐다. 그 시절 선비들 사이에서는 그림으로나마 절경을 감상하는 ‘와유지락(臥遊之樂)’, 즉 누워서 유람하는 즐거움이 유행이었다. 국보 제217호로 지정된 정선의 ‘금강전도’와 더불어 겸재의 금강산도를 대표하며 회화사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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