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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남자의 재테크] 성공적인 가업승계를 위해 알아둘 사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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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무진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회계사


[스포츠서울] 중소기업 대표라면 대부분 어렵게 일군 사업을 자녀에게 승계시켜주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가업을 승계한 곳은 북한일 거라는 말이 있다.

가업 승계를 하는 과정에는 다양한 문제점들이 있을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500개를 대상으로 ‘2017 중소기업 가업승계 실태’를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7.8%는 ‘가업승계를 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으며, 가업승계 과정의 주된 애로사항으로 67.8%가 ‘상속, 증여세 등 조세부담’을 꼽았다고 한다.

손톱깍이로 유명한 ‘쓰리쎄븐’, 국내 최대 종자 업체인 ‘농우바이오’, 콘돔 생산 세계 1위인 ‘유니더스’가 상속세 부담으로 경영권을 매각해야 했다는 소식은 성공적인 가업승계가 쉽지 않다는 것을 대변해 주고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 등의 원활한 가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세제지원을 하고 있으며 현재 가업상속 공제로 최대 500억원, 가업상속 주식 증여세 특례로 최대 100억원 한도로 적용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혜택은 비약적으로 확대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너무 과다한 혜택이라는 여론과 함께 조건의 엄격화, 혜택 축소 등이 논의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KB국민은행에서는 2009년부터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상생의 일환으로 KB Wise 컨설팅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2017년 말까지 가업 승계 컨설팅 649건을 수행해 왔다. 다양한 실무 사례를 접하면서 절세를 고려해 성공적인 가업승계를 준비하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사항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2012년부터는 가업용 자산만을 공제 대상에 포함한다. 예를 들어,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에서 법인의 유휴자금 운용을 위해 임대용 부동산을 취득해 운용하는 경우 동 자산에 대하여는 상속 공제 혜택을 적용하지 않는다. 가업 승계를 지원하려는 입법 취지에 부합하며 합리적이다. 다만, 생산 자회사를 지점의 형태로 보유하는 경우에는 공제가 되나, 자회사 형태로 보유하는 경우에는 경제적 실질이 완전히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가업상속공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둘째, 가업 영위 기간은 기업의 형태가 개인이건 법인이건 상관하지 않으며, 동일성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법인전환 기업은 개인사업자로서의 사업영위 기간도 통산한다. 중요한 것은 법인전환 시에 사업용 자산의 일부를 제외하고 법인전환을 한 경우에는 개인사업자로서 사업을 영위한 기간은 가업영위기간에 배제된다는 점이다.

이 같은 사례는 부동산은 개인 명의로 잔류시키고, 나머지 사업자산만을 법인 전환하는 경우에 빈번하게 발생한다.

셋째, 법인의 경우에만 적용 가능한 가업승계 주식 증여세 특례는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승계작업의 완료는 아니다. 가업 상속이 실제로 발생하는 피상속인의 타계 시에 증여 특례로 이전된 주식 가치는 상속세 재산가액으로 합산되어, 가업 상속공제를 받게 되는 경우에만 실질적인 완전 면세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넷째, 이익잉여금이 많은 것은 가업 상속 시에 납부세액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가장 잘못 알려진 부분 중의 하나이다. 이익 잉여금이 많다는 것은 회사가 꾸준한 이익 실현을 해왔음을 대변하는 것이고, 회사의 건전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대표한다.

그리고, 배당 등으로 잉여금이 감소해도 주식 가치 평가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40%만 반영되며, 수령한 배당 등으로 주식 이외의 재산이 증가되므로 절세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각종 편법을 동원하여 인위적으로 이익잉여금의 사외 유출을 하는 것은 도덕적 측면은 물론이고 담세 규모의 입장에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다.

마지막으로 모든 분야가 그러하겠지만 세법에 대한 공인된 전문지식, 해당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경력, 산업과 기업에 대한 이해 없이 상품 판매 목적의 명분으로 가업 승계·절세를 내세우는 컨설턴트들도 시장에 얼마든지 존재한다. 이를 판단하는 혜안(慧眼)은 결국 회사와 경영자의 몫이다.
정무진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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